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기소된 아더 존 패터슨(36)의 재판에 피해자 조중필(당시 22세)의 당시 여자친구가 출석, 패터슨을 보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는 19일 패터슨의 속행 공판에 조씨의 여자친구였던 A씨와 당시 사건을 처음 조사했던 미군 범죄수사대(CID) 수사관을 불러 심리했다.
법정에서 A씨는 조씨가 당시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세면대에서 물을 받아 뿌린 적이 있는지, 조씨가 가방을 메고 있었는지 등에 대해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재판부는 전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A씨가 '햄버거집에 들어간 뒤 바로 카운터로 향했고 조씨는 화장실로 갔다'고 말했다며 "이 점에 미뤄볼 때 조씨가 자리를 먼저 잡은 뒤 가방을 놓고 간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조씨가 당시 가방을 메고 있었는지는 검찰과 변호인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는 부분이다.
A씨 신문이 끝나고 재판부는 한국 당국보다 먼저 패터슨을 조사했던 미군 CID 수사관 B씨를 불렀다. 검찰은 B씨가 검찰에 최근 제출한 CID 보고서를 근거로 "패터슨이 CID에서 '에드워드가 조씨를 찌른 뒤 내가 주먹으로 때렸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1997년 4월3일 오후 9시50분 당시 17세였던 패터슨과 에드워드 리는 조씨가 살해된 이태원 햄버거집 화장실 현장에 함께 있었다. 살인범으로 단독 기소됐던 리는 1998년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이후 패터슨이 다시 진범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내달 3일 사건 화장실을 재현한 세트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내년 1월15일 마지막 재판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