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외국자본의 투자를 허용하기로 하면서 기업의 명단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은 자국 기업에 대한 사실상의 '공개 세일즈'에 나선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18일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인 '내나라'를 통해 공개한 50여개의 '나선 경제무역지대 종합개발계획'에는 세금정책과 외국 기업과의 합작 또는 합영이 가능한 북한의 8개 기업의 명단과 산업구 개발 대상과 과노강지 개발대상, 투자항목, 기업창설 절차 등에 대해 포괄적이고 구체적 내용이 담겼다.
북한은 이 계획에서 나선특구 내에 신해국제회의구와 비파섬생태관광구, 해상금관광지구, 창진동식물원, 갈음단해수욕장, 웅상해양체육관광지 등 10곳을 관광지로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나선경제특구와 관련해 투자정책과 세금 등 일부 규정을 발표한 적은 있지만, 관광과 물류 등을 망라한 종합적인 개발계획을 확정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제무역지대에 신해국제회의구 등 관광지 개발 계획이 들어간 것은 나선경제특구를 경제와 무역을 뛰어넘는 MICE 산업의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구 개발대상은 나진항물류산업구, 신흥경공업구, 안화·동명개발구, 안주국제상업구, 관곡공업구 등 9곳이다.
특히 나진항물류산업구는 남한과 북한, 러시아 3개국 간의 물류 협력 사업으로 우리 정부가 공을 들이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와도 연관성이 있어 향후 관련 산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북한은 북한의 8개 기업 또는 프로젝트에 대해 합작 또는 합영의 형태로 해외투자를 받는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나선종합식료공장, 나진영예군인일용품공장, 나진음료공장, 선봉온실농장, 선봉피복공장, 나선영선종합가공공장, 남산호텔개건확장, 남산호텔광장재건 등이다.
이와 관련해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그동안 나선경제특구와 관련한 청사진은 내놓았지만 외국 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라며 "관광지 개발, 국내기업 투자대상 명단 발표 등은 특히 놀랄만한 내용들"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991년 동북아시아의 국제적인 무역·금융·관광 기지로 건설한다는 기치 아래 나선지구를 자유경제무역지대로 설정했으나 투자 유치에 실패해 이 사업은 장기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현재 북한에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설정된 중앙급, 지방정부 차원의 지방급 등 20여개의 경제특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