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신격호 총괄회장이 자신의 만 93세 생일을 축하해 준 둘째 아들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들을 사전에 고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 코퍼레이션은 16일, 신격호 총괄회장이 롯데 그룹 7개 계열사(롯데쇼핑, 호텔롯데, 롯데물산, 롯데제과, 롯데알미늄, 롯데건설,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지난 12일 고소했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은 고소장에서 롯데쇼핑 이원준 대표와 롯데물산 노병용 대표의 경우, 지난 7월과 10월 자신에게 (롯데그룹의) 중국 투자손실 규모를 ‘32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축소 보고해 사업 계속 여부, 투자 규모, 책임자 문책 등 기업 경영 및 인사업무 전반에 관한 적정한 업무 집행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7개 계열사 대표들은 지난 10월 20일쯤부터 현재까지 총괄회장의 거듭된 서면 및 구두 지시에도 불구하고, 언론을 상대로 비서실장 교체 등 부당한 요구를 압박하면서 일체의 업무보고를 거부하고, 지시사항을 일절 불이행하는 집단적 실력행사를 통해 신 총괄회장이 롯데그룹 및 계열사의 중요사항에 대해 의견 표명 기회조차 봉쇄하는 중대한 업무방해를 저질렀다는 혐의가 첨부됐다.
현재 신 총괄회장은 롯데쇼핑과 호텔롯데의 이원준·송용덕 대표와 각자대표이사로 있으며, 롯데제과·롯데알미늄·롯데건설은 등기이사에, 롯데칠성은 미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해당 사실을 몰랐던 신 회장은 지난 15일 오후 3시 45분쯤,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생일을 맞아 신 총괄회장이 집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롯데호텔 34층을 방문, 형 신동주 전 부회장 등과 일본 롯데홀딩스 해임 사태 직후인 8월 3일 '5분 회동'이후 3개월여만에 3자 대면을 했지만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한편 이에대해 롯데그룹 측은 "이번 고소가 경영상 혼란을 을 주려는 근거없는 소송이다"며 "롯데그룹 각사 대표들은 신 총괄회장에게 언제든지 (업무 상황에 대해) 보고할 수 있도록 준비해왔으며 보고의사도 여러번 전달했었다"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