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서중권 기자 =이춘희 세종시장이 지난 13일 고향인 전북 고창군에서 제6회 ‘고창애향대상’을 수상했다.
이 시장은 군민의 자긍심 고취에 기여하고 군민들이 세종시 방문 시 편의를 제공하는 등의 공로다. 때문에 자신은 물론 고창군민들에게는 영광이요 자랑스러운 고창인 으로 영원히 기록될 수 있다.
어찌 보면 세종시장이 고향인 타 지역에서 ‘애향대상’을 수상할 수 있다. 고창군민들도 군민의 자긍심과 위상을 떨친 이 시장에게 큰상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그러나 타이밍이 문제다. 이 시장은 최근 지난 3월 세종시와 위탁업체로 계약된 ‘종촌종합복지센터’와 관련해 선정과정 의혹과 측근들의 인사문제 등 각종 비리로 얼룩져 파문이 일었다.(본보 10월 21일자 22면)
이 시장은 시의회 의장 간 갈등과 대립의 골이 깊어지면서 정면충돌하는 등 볼썽사나운 분위기를 지속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달 14일 열린 회기마저 특별한 사유 없이 나란히 불참하는 사태를 빚는 등 세종시 위상을 크게 실추시켰다.
이 때문에 민선 2기 출범 2년차를 맞는 이 시장의 행정 동력은 ‘뚝’ 떨어지고 리더십에 치명타를 입는 등 혼란을 키우고 있는 시점이다.
이 같은 혼란을 자초하면서도 이 시장은 ‘애향대상’을 위해 행정력을 동원해 자신의 공적서를 만들어 제출하고 심사를 받는 등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취한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고창군애향본부(본부장 조병채)는 지난달 27일 이 시장이 제출한 모든 공적서류 심사를 마치고 지난 13일 ‘애향대상’을 수여한 것.
결국 세종시가 각종 비리연루와 의회 간 첨예한 마찰을 빚고 있는 중차대한 시기에 정작 이 시장은 ‘애향상’을 향한 달콤한 향수를 누렸던 것으로 귀결된다.
또 이 시기에 세종교육청은 고교평준화실시 정책을 둘러싸고 학부모와 교육계 등의 엇갈린 주장으로 시민들은 두 쪽으로 나뉘어 갈등을 빚고 있다.(본보 11월 4, 12일 22면)
특히 세종시에 제대로 된 의료기관이 없어 감기환자로 오진을 받은 환자는 타지 종합병원으로 후송 입원한 결과 ‘쭈쭈가무시병’ 으로 현재 중환자실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병원 시립의원 철수를 놓고 사회단체와 시민들은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요구하며 반대투쟁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시 행정 전반 곳곳에서 문제점이 분출되고 있는 실정이다.(본보 11월 2, 5일자 22면)
출범 2년차에 들어선 이 시장은 최근 1조2천억 대의 살림살이에 대해 씀씀이를 설명했다. 신도심과 구도심의 균형적 발전을 강조하지만 분열현상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100대 공약을 달성하기에는 행정 동력이 느슨해 갈 길이 멀다. 같은 당 소속인 시의회 의장 간 소통도 불통이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은 채 무늬만 ‘명품세종’이다. 이 현실이 세종시의 현 주소다.
이 같은 시점에서 이 시장의 ‘금의환향’은 섣부른 오진이다. 이 시장은 고창고향에서 “고향발전을 위해 할 수만 있으면 적극 힘을 보태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고향발전을 위한 애향심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세종시장으로서의 발언은 적절치 못하다. 또 이 시장이 수상식 자리에 서 있는 모습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 시장은 세종시민들이 뽑은 세종시장이다. 신도시건설과 시민들의 복지를 위해 혼신을 다해도 부족하다. 그런데도 고향을 향해 곁눈질 하기위해서는 행정력과 재정, 일거리 등을 제공할 수밖에 없다.
이 시장은 과연 세종시민이 선출한 세종시장이 맞는가? 왠지 시민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다. 필자만의 생각은 아니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