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부산화물터미널 부지 분쟁 예금보험공사 자회사 론스타에 400억원 물어줘야"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대법원이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부산종합화물터미널 부지 사업비용 정산 분쟁과 관련해 예금보험공사의 자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론스타 측 손을 들어줬다. 2011년 국제 중재재판소(ICA)에서 내린 결정에 문제가 없었고,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LSF-KDIC 인베스트먼트가 케이알앤씨(KR&C)를 상대로 낸 "미화 3369만8000여 달러와 한화 21억5000여 만원을 지급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혔다.

LSF-KDIC는 론스타와 예금보험공사 자회사인 KR&C가 절반씩 출자해 만든 자산유동화 전문법인이다. 다시 말해 금융기관 부실자산을 처리하기 위한 곳이다.

이후 2002∼2003년 부산종합화물터미널 부지를 737억원에 사들였고, 다음해 1350억원에 모 부동산컨설팅업체에 매각할 때 문제가 생겼다. 당시 이 법인 이사회는 론스타 측이 장악했고 KR&C 이사를 제외한 채 토지매각을 결정했다.

LSF는 미리 용도변경을 약속했지만 실제 처리되지 않자 KR&C 측에서 받은 선급금 일부를 돌려달라고 했다. 그러나 KR&C는 이를 거부해 2011년 사건은 국제상공회의소 산하 중재재판소(ICA)로 넘어갔다. LSF 설립 당시 계약조건에 따른 조치다.

중재재판소는 "KR&C가 부지 처리비용 50％, 중재판정비 109만7000달러 등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LSF는 이 판정을 집행하려 국내 법원에 다시 소송을 냈고, 이에 KR&C가 "지급 의무가 없다"며 반소를 제기했다.

KR&C 승소로 판단한 1·2심 법원은 모두 "ICA 중재판정이 합의 범위에 속하지 않는 분쟁에 관한 것"이라면서 "중재판정을 인정할 경우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주주간 계약 당사자들이 분쟁을 합의로 해결하지 못하면 중재로 해결한다'는 론스타와 KR&C·LSF-KDIC 3자 간 중재합의가 유효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