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서중권 기자= 세종시교육청이 민선2기 2년차에 들어서 교육정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이 때문에 명품 세종교육을 표방하기엔 거리가 멀다는 아쉬움이 뒤따르고 있다.
최교진 교육감의 핵심교육정책이라 할 수 있는 고교평준화는 찬반 논쟁을 넘어 두 쪽으로 갈라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본보 11월 4, 9일자 보도)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신뢰가 결여된 ‘하자’로 보기 때문이다.
그동안 세종시교육청은 고교평준화 타당성 여론조사에서 시민들이 압도적인 지지로 찬성해 고교평준화의 새로운 장(場)을 열어가는 길목에 와 있다. 그러나 평준화의 폐단과 함께 여론조사 과정에서부터 입법절차 위법 논란 등 부적절한 내용이 속속 드러나면서 후폭풍을 맞고 있다.
심지어 고교평준화를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반대시위와 소송준비 등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개정조례안 ‘입법예고‘는 물거품이 될 처지에 있다.
결국 임상전 시의회 의장이 나섰다. 그는 고교평준화 법안 의회 상정을 보이콧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의 뚝심과 소신 있는 결단은 이미 잘 알려진 터라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최 교육감은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육청은 9일 예정된 의회간담회에서 임 의장에게 ‘협조’를 구하는 등 배수진을 치겠다는 각오지만 예측불허의 결과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임 의장 측근은 “시민들의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고, 섣부른 고교평준화로 명품 세종교육의 미래를 어둡게 할 수 있는 등 시간이 필요하다는 확신을 세운 것 같다"고 전해 고교평준화의 ‘운명’을 예고했다.
앞서 지난 7월 직원들의 승진과 임용 등 인사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교육청인사위원회 위원과 관련해 최 교육감의 측근 심기가 드러났다.(본보 10월 27일자 보도)
또 세종시 의회 모 의원이 개입한 가운데 신분을 이용해 자신이 추천한 인사를 인사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결국 최 교육감은 자신의 측근 인사와 세종시 모 의원이 추천한 인사, 당초 시 의회에서 추천한 인사 등 모두 3명을 위촉해 ‘인사권’을 남용하는 웃지 못 할 사례를 남겼다.
이 때문에 세종교육청 인사위원회 위원은 17명에서 현재 1명 늘어난 18명으로 구성됐고, 이 과정에서 ‘복마전’을 연상케 하는 행태가 속속 드러났다.
교육계와 시민들은 이 같은 최 교육감의 교육정책, 인사와 관련해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세종시 교육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선명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결집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 교육감은 인사위원회 위원 위촉과 관련한 상세한 과정을 밝히지 않고 적당히 넘어간다면 인사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 한 점 의혹 없이 밝히는 것이 순리다. 또 고교평준화에 대한 폭 넓은 공감대를 위해 재평가 받을 수 있는 용기와 여유도 필요하다.
세종시의 미래와 꿈, 이 모든 것이 최 교육감의 교육철학에 달려 있다. 최 교육감은 시민들이 신뢰하고 믿을 수 있는 교육정책을 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