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서중권 기자= 임상전 세종시의회 의장이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추진하고 있는 고교평준화와 관련해 반대 입장을 시사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본보 4일자 22면 보도).
임 의장은 최근 출입기자들과 가진 자리에서 “고교평준화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 시민들의 공감대가 아직은 부족한 것 같고 입법절차에 대한 위법논란 등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하고 “굳이 서둘러 고교평준화를 강행할 이유가 없다”며 반대의사를 시사했다.
이 같은 임 의장의 발언에 대해 세종시교육청은 초비상이 걸렸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오는 16일부터 열리는 임시회기 중에 관련 조례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2017년 실시예정인 고교평준화가 물 건너 갈 수 있다”고 염려했다.
시교육청은 9일 예정된 의회간담회를 통해 임 의장에게 과정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이 별도의 자리를 마련해 임 의장을 설득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등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세종시교육청의 핵심 정책인 고교평준화가 삐끗할 경우 전반적인 계획이 어긋나 교육정책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우려했다.
이 같은 사태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각은 두 쪽으로 갈라지고 있다.
찬성 측은 고교평준화 타당성 여론조사에서 70% 이상이 찬성한 결과를 놓고 시의회 의장이 절차상 문제 등을 놓고 보이콧하는 것은 ‘독단적 운영’이라고 비판하고 “소모적인 논쟁은하지 않아야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반대 측은 대상자 10만여명 가운데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70%는 시민공감대가 부족한 데다 절차상 위법 등으로 ‘절차의 하자’가 있다는 것이다.
이같이 부실하고 부적절한 교육정책은 의회에서 제동을 걸고, 소신 있는 감시기관으로 민의를 대변해 달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임 의장의 뚝심 있는 소신은 시민들에게 책임과 신뢰를 쌓고 있다는 것이 지역 정계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오모씨(48·공무원·세종시 고운동)는 “교육환경이 가장 중요하다. 교육이 세종시의 미래를 책임지는 상황인 만큼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 행정수도에 걸맞은 교육정책을 펴야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역교육계와 학계 등은 세종시교육청의 고교평준화 타당성과 관련해 시 의회에 제출한 개정 조례안은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77조 제2항 제3호 각 목의 사항에 대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등 ‘원인무효’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