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높은 연봉으로 중국 취업준비생들에게 선망의 직장으로 여겨졌던 은행원들이 줄줄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은행의 불량채권비율이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고, 이로 인해 은행원들의 급여 역시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원들의 사직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베이징상보가 5일 전했다.
중국 은행들의 3분기 불량채권 비율은 다시 오름세로 반전했다. 농업은행의 부실 대출 비율은 2분기에 비해 0.19%포인트나 오르면서 2.02%로 치솟았다. 4대은행 중 나머지 3곳의 부실대출 비율은 1.4%대다. 이로 인해 은행들은 대손충당금 규모를 늘려야 했다. 중국 은행들은 부실대출 자산의 150%, 혹은 총 신용의 2.5%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중국 정부 집계에 따르면 중국 전체 은행의 부실대출은 올해 상반기에만 3980억위안이 늘어 전체 1조1000억 위안 규모로 증가했다. 특히 중소형 은행들의 부실 대출 비율이 크게 높아져 농촌 지역 은행들의 부실대출 비율은 6월 말 기준 2.03%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와 시중 은행에 대한 금리 규제 완화 역시 은행들의 수익성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은 2013년 7월 상업 은행의 대출금리를 자유화한데 이어 지난달 말 예금금리 규제도 풀어줬다.
시장 전문가들은 예금금리 규제마저 풀리면서 중국 은행들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경쟁의 시대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되면서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에 따라 일정 부분 예대마진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이미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은행의 예대 마진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은행원은 수입이 안정돼 있으며 각종 보조금이 많아서 선망받는 고연봉직군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은행의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은행원들의 급여가 삭감되고 있다.
웨이(魏)라는 성을 가진 한 중국인은 "각종 수당과 보조금, 복리가 모두 삭감됐다"며 "5대 보험을 뺀 뒤 실수령액이 3000위안(한화 54만원) 아래로 떨어져 사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매체는 어느 도시의 경우 대출상환 독촉의 업무부담이 과중한 나머지 인사업무를 처리할 인원이 없어, 직원들이 제출한 사직서가 며칠째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사례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