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정부가 '생태적 산지이용 제도'를 도입해 산지 원형을 최대한 보전하면서 개발하는 산지규제 완화 정책을 실시한다.
김용하 산림청 차장은 3일 "산지의 훼손을 최소화하고 평지화된 개발을 지양하면서 원형을 최대한 존치하는 '생태적 산지이용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림청에서는 경제・투자 활성화, 일자리 창출, 임업인 소득증대 등에 필요한 규제를 개선하고 있다.
그는 대표적인 규제개혁 사례로 '풍력발전시설'을 꼽았다. 산림청은 청정에너지 자원인 풍력발전사업 투자 유도를 위해 풍력발전시설 조성시 편입 가능한 산지면적을 종전 3ha에서 10ha로 늘렸다. 동시에 산림청은 산지경관훼손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산지 경관 저감대책을 펼치고 있다.
풍력발전시설은 산사태위험등급 1등급지에서 시설할 수 없고, 공사착공부터 사업개시 후 3년까지 의무적으로 전문기관이 수행하는 현장점검을 받아야 한다. 내년부터는 풍력발전시설을 설치할 경우 산지전용타당성조사를 받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김 차장은 "20MW 규모의 풍력발전시설을 설치할 경우 투자규모 500억원 및 590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다"며 "앞으로 풍력발전 시설 여건 개선을 통해 추가적으로 풍력시설이 확대되면 파급되는 경제적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풍력발전시설은 메가와트(MW)당 25억원의 투자효과와 29.5명의 고용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산림청은 유망서비스 산업 지원을 위해 공익용산지에 관광・휴양시설이 설치될 수 있도록 국토계획법과 중복된 규제를 폐지하고 보전산지내 의료 부대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산림내 가축 방목이 가능한 산지면적도 종전 3ha에서 5ha로 늘렸다.
또 벌채허가 기준이 되는 기준벌기령이 49년만에 완화돼 표고자목용으로 이용이 가능한 참나무는 50년에서 25년, 제재소에서 가장 선호하는 낙엽송은 40년에서 30년 등으로 단축했다.
김 차장은 "기존의 개발 아니면 보전이라는 단순 논리를 벗어나 좀 더 합리적으로 산지를 이용할 수 있는 탄력적 산지이용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라며 "임업인들의 산림 경영에 따른 불편해소 및 소득 증대를 위해 불합리한 산지이용 규제를 중점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규제개혁 성과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한번 개선한 규제는 끝까지 관리한다는 복안이다.
산림청은 산지이용 패러다임 전환과 임업인의 규제개혁 체감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규제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다.
△ 선진국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산림을 보전하고 규제하고 있나.
"일본과 독일은 산림법에 기반을 두고 산지를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산지관리법을 별도로 제정해 관리하고 있다. 일본은 보안림제도와 임지개발허가제도 등으로 산지전용을 규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산지전용허가기준과 유사하다. 독일은 환경-산림-도시계획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산지관리체계를 갖추고 있다. 산림계획, 환경계획, 토지이용계획간의 수직-수평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도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이나 환경영향평가에 관한 법률 산지관리법과 수직-수평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면에서 유사하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의 산지관리제도는 두 나라의 산지관리 체계를 절충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 전 세계적으로 종다양성 보존이 화두다. 산림청은 어떤 정책이 있나.
"산림 종다양성 보존을 위해 크게 두가지 정책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식생이 자라는 현지를 잘 보존하는 것이다. 우수한 식생이 분포한 지역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약 15만ha, 쉽게 말하면 축구장 15만개 정도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기후변화 등 외부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식물이 생육하고 있는 현지외에 식생을 모아서 보존하는 것이다. 수목원·식물원 등이 이에 해당되며 공·사립 수목원․식물원 등과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 산림복지 인프라의 주요 성과와 향후 계획은.
"지난 1988년 경기도 양평의 국립유명산 자연휴양림을 시작으로 산림휴양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0년에는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개정을 통해 산림치유 정책을 도입했다. 산림청은 지난해까지 전국 162곳의 자연휴양림과 5곳의 치유의 숲을 조성했다. 올해는 전국 자연휴양림 13곳과 치유의 숲 30곳을 새롭게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1510만명이 자연휴양림과 치유의 숲을 방문하는 등 산림휴양‧치유가 국민 여가활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지난 3월 '산림복지 진흥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산림복지서비스의 공익적 기능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했다. 지금까지 구축된 제도적 기반과 시설‧인력 등 인프라를 토대로 산림복지수혜인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사회복지, 교육, 의료‧보건 등 다양한 분야와의 꾸준한 교류를 통해 산림복지정책의 발전방향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 ‘생애주기별 산림복지서비스’란?
"최근 산림을 휴양적 가치 활용과 아울러 보건, 문화, 교육 등 복지적 측면에서 활용하려는 국민적 수요가 증대하고 있다. 국민 삶의 질이 높아짐에 따라 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의 증가로 산림의 새로운 역할이 대두됐다. 산림을 보다 적극적인 문화, 교육의 공간이자 보건 및 복지 자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따라 산림청은 2010년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체계’를 수립해 유아부터 노인까지 맞춤형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온 국민이 숲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복지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서비스는 출생부터 사망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숲을 통해 휴양·문화·보건·교육 등 다양한 혜택을 국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이는 숲태교, 산림교육, 산림휴양, 산림레포츠, 산림치유, 수목장림 등 출생부터 사망까지 산림휴양, 문화, 보건, 교육 혜택 등 산림복지서비스 분야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다."
△ 국립산림치유원 등 현재 산림청이 진행하는 대표적인 보존과 개발 사업은?
"국립산림치유원은 백두대간지역의 풍부한 산림자원을 활용해 국민의 보건의학적 수요 충족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자 국비 1480억원을 들여 경북 영주·예천 지역 2889ha에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0년부터 시작해 올해 10월에 준공, 내년도 하반기에 국민에게 공재할 예정이다. 주요시설은 건강증진센터, 산림치유마을, 치유문화센터 등이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백두대간지역의 산림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전·활용하고 산림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증진하기 위해 국비 2200억원을 들여 경북 봉화 지역 5179ha에 조성하는 사업이다. 2009년부터 시작해 올해 11월에 준공, 2017년 상반기에 개원할 예정이다. 이곳은 종자저장시설 등 21개의 건물과 암석원 등 26개의 전시원으로 이뤄져 있다. 아울러 온대중부권역의 자생식물을 보존·활용하고, 도시민들에게 녹색문화 체험공간으로 제공하기 위해 1352억원의 국비를 투입해 세종특별자치시에 도심형 수목원인 국립중앙수목원을 65ha의 규모로 만들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해 2020년이면 완성될 예정이다."
△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산림청의 입장은?
"환경부에서는 2011년 환경성·경제성·기술성 등이 충족된 지역에 한해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시범사업대상을 선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립공원위원회는 올해 8월28일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대해 공원계획을 승인하면서 멸종위기종 보호대책 마련 등 7가지 조건을 달아 조건부 의결했다.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는 환경부의 자연공원법에 의한 공원계획 결정 및 공원계획 시행허가를 받아 추진되는 사업이다. 앞으로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에 따른 공원사업 시행을 위한 실시계획 협의 요청이 오면 산림훼손 등의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여 처리할 계획이다."
△ '산악 승마' 사업은?
"숙박이나 체험시설이 있는 162곳의 자연휴양림을 임도와 지역사회의 승마시설 등 승마 인프라와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자 한다. 현재 승마 휴양림으로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이 운영 중에 있다. 또 유명산 임도는 승마임도로 협약을 체결해 이용하고 있다. 앞으로 자연휴양림 주변에 농어촌형 승마시설을 유치해 휴양림에 체류하면서 임도를 활용한 산악승마 활동을 하는 체류형 승마활동을 확대하기로 했다."
△ 해외산림투자 성과와 계획은?
"해외산림자원개발 투자지원 등을 통해 1993년부터 현재까지 한솔홈데코, 이건산업, LG상사, 한화 등 30여개 기업이 인도네시아·뉴질랜드 등 13개 국가에 진출해 37만2000㏊(서울시 면적의 약 6배)의 해외조림사업을 실시했다. 산림청은 해외산림자원개발 투자지원사업으로 1867억원을 지원했다. 산림청은 2050년까지 해외조림면적을 100만㏊까지 늘릴 방침이다. 투자지역 및 사업모델을 확대해 해외산림자원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산림자원개발 잠재력이 높은 중남미 등 국가와의 산림협력을 늘리고, 해외조림 시범사업, 조사 및 컨설팅 제공, 사업비 융자 지원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