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증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도 고수익을 올리며 중국 사모펀드 업계의 대부, 투자의 귀재로 불렸던 유명 금융인이 불법거래로 쇠고랑을 차게 돼 중국 증시와 투자자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논란의 주인공은 바로 쉬샹(徐翔) 쩌시(澤熙)투자관리유한공사 대표다. 현재 쉬샹 대표가 불법정보로 내부자 거래, 주가조작에 나선 혐의로 공안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이 2일 전했다.
쉬 대표가 체포됐다는 소식은 1일 저녁 6시께 (현지시각) 온라인에서 폭로됐다. 쉬 대표가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시로 향하던 고속도로에서 체포돼 수갑을 차고 있는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된 것이다. 쉬샹이 맞느냐, 조작이냐 등 논란이 일었지만 다수의 주변인들이 쉬샹 본인임을 확인하면서 사실로 밝혀졌다.
1976년생인 쉬 대표는 업계에서 '신의 손'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전도유망한 젊은 금융인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투자하기만 하면 수익을 올려 개인 자산만 40억 위안(약 7200억원)에 달하고 쉬 대표가 굴리는 자산규모도 수 백억 위안은 족히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쉬 대표의 체포소식에 시장은 일단 긴장하는 분위기다. 소위 '쉬샹 테마주'의 대폭락과 이로 인한 시장의 타격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펀드회사와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파장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투기행위를 없애고 시장질서를 잡아주는 것으로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이후 급등했던 중국 증시가 올 6월 중반 급락장을 보이는 등 '경고음'을 내면서 최근 중국 증권 당국은 금융시장 질서확립, 불법행위 단속 등에 바짝 고삐를 당기는 모양새다.
특히 중국 대형 증권사, 증신증권이 단속의 철퇴를 맞아 시선이 쏠렸다. 지난 8~9월 청보밍(程博明) 중신(中信)증권 사장 등 다수의 고위급 인사가 내부자 거래 관여 혐의 등으로 낙마했다. 장위쥔(張育軍)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조리(차관보급) 등 증권 당국 관계자도 불법거래 관련 조사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중국 공안부가 이들에게 사상 처음으로 '경제간첩죄'를 적용해 엄히 처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증감회는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에서 주가조작 사례 12건을 적발했고 이들에 무려 20억 위안(약 3500억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면서 증시 불법거래에 대한 강경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