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망원경은 우주의 과거를 볼 수 있는 타임머신입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멀리 있는 우주로 갈수록 더욱 먼 과거로 가게 됩니다.“
재단법인 카오스가 지난 28일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2015 하반기 강연 ‘빛, 色즉時空’의 여섯 번째 강연을 진행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교수는 강연에서 “아인슈타인이 스무 살 무렵 ‘만약 내가 빛의 속도로 움직인다면 무슨 일이 발생할까?’이라고 의문을 가졌고, 이 대담한 발상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특수 상대성 이론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인슈타인 당시 보통 사람이 생각할 수 없었던 ‘진공에서 빛의 속도는 일정하며 빛을 내는 물체의 운동상태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을 과감히 도입해 특수 상대성 이론을 완성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 “망원경은 타임머신이라고 할 수 있다”며 “우리가 지금 보는 천체의 모습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먼 우주로부터 초속 30만km속도로 지구까지 도달한 과거의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태양을 볼 때 8분 20초 전에 태양에서 나온 빛을 보는 것”이라며 “가장 가까운 별을 볼 때는 4년 전 별에서 출발한 빛을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망원경의 현대적 개념과 종류, 망원경으로 관찰할 수 있는 천체 사진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이 교수는 “망원경은 천체에서 오는 빛과 입자를 모으는 기기이며 이렇게 모인 빛을 다양한 검출기로 기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천체는 여러 종류의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다양한 빛을 내기 때문에 파장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천문학자들은 다양한 파장으로 관측한 자료를 분석해 우주의 비밀을 밝혀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 강연 이후 이강환 국립과천과학관 천문우주전시팀장과 황호성 고등과학원 물리학과 연구교수가 참여한 패널토의에서 ‘타임머신으로 어린 시절로 돌아가 첫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망원경, 어디까지 커봤니?’, ‘우주의 미래와 끝’ 등 흥미로운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강연에 참석한 질의·응답 시간도 앞선 강연만큼이나 뜨거운 분위기 속에 이어졌다. 특히 우주의 96%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직 밝혀진 것이 많지 않은 암흑 에너지와 암흑 물질에 대한 질의응답이 주를 이뤘다고 카오스는 전했다.
한편 하반기 카오스 강연은 다음 달 25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매주 수요일 진행된다. 다음 강연은 내달 4일 이용희 카이스트 물리학과 교수가 ‘멋진 세상을 만드는 빛’을 주제로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