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당첨되면 바로 수천만원 프리미엄(웃돈) 받고 팔려고 했는데 프리미엄 형성이 안되네요. 계약을 포기할 생각입니다." (서울 40대 직장인 A씨)
오피스텔 시장에 묻지마 청약 주의보가 들어왔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시중 유동자금이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몰래면서 수도권 유망지역의 경우 당첨만 되면 바로 수천만원 웃돈을 받고 팔아넘기는 초단기 투자자금이 유입됐었는데 최근엔 예전만큼 웃돈 형성이 안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고 수십에서 수백대 일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오피스텔의 경우도 미분양이 남아 선착순 분양에 나서는 경우가 속속 생기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통상적인 미계약에 따른 선착순 분양으로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기대했던 웃돈 형성이 어려워지면서 당첨자들이 대거 계약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사강변도시 A중개업소 관계자는 "오픈형 베란다(테라스)가 적용된 일부 평형을 제외하곤 웃돈을 기대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특히 앞으로 미사에 더 좋은 입지에 오피스텔 분양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기대가치가 낮다는 점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달 현대건설이 미사지구 중심상업시설부지 14-1, 14-2블록에 '힐스테이트 에코 미사' 650실을 분양한다. 대우건설도 미사지구에 546실과 269실로 구성된 오피스텔 2개 단지를 분양할 예정이다.
웃돈을 기대한 가수요가 오피스텔 청약시장에 가세하면서 청약경쟁률이 높게 나타나는 이른바 '거품'에 대한 우려도 꾸준히 제기된다.
올해 들어 오피스텔 경쟁률이 높았던 광교신도시의 경우에도 분양 당시 수천만원 대 웃돈이 형성됐지만 현재 거래는 실종되고 호가만 남은 상황이다. 지난 7월 광교신도시에 공급된 광교 아이파크 오피스텔의 경우 총 282실에 6만1000여건의 청약이 몰리며 평균 216대1의 엄청난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현재는 분양권에 웃돈이 거의 안붙은 상태다.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오피스텔 총 8217실이 추가로 공급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1633실을 포함한 수도권이 5778실로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반면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3분기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5.70%을 기록하며 2007년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높은 청약경쟁률이 지속적인 시세상승을 보장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 물량이 늘고 분양가도 오르면서 자칫 단기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거품 분양시장'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달아오른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묻지마 청약'에 나서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