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BS와 뉴욕타임스(NYT)가 공화당 유권자 1289명을 상대로 한 전국단위 전화 여론조사에서 벤 카슨은 26%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카슨이 전국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달 전 같은 조사에서는 트럼프가 27%의 지지율로 23%의 카슨을 4%포인트 앞질렀는데 이를 뒤집은 것이다.
앞서 지난 25일 아이오와주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의 지지율은 20%에 머물면서 벤카슨의 28%에 크게 뒤졌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의 계속되는 막말에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차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벤 카슨에게로 돌아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막말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여론조사에서 뒤지면서 카슨을 향한 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내 생각에 카슨은 에너지가 거의 없는 사람”이라며 벤 카슨의 절제된 태도를 비판했다.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카슨은) 중국·일본과 정치 거래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비난했다.
카슨의 종교관도 공격했다. 플로리다에서 열린 집회에서 트럼프는 “나는 장로교 교인인데 제7일 안식교가 뭔지 도통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카슨이 믿는 제7일 안식교는 주류 복음주의가 아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는 ABC방송이 카슨의 종교관을 미심쩍어 하는 공화당 지지자에게 어필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냐는 질문에는 "정말로 몰라서 한 말이지 모욕할 의도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공화당 유권자 중 약 25%로 추산되는 복음주의 성향의 유권자는 후보 결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카슨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자 철저한 보수주의자로 동성애 낙태 총기 규제 등에 반대하며, 무슬림은 미국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 수 차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에서 부시 전 주지사는 7%의 지지를 얻어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8%)에 뒤진 4위에 머물렀다.
NYT는 "공화당 경선 레이스는 불확실성에 사로잡혀 있다"며 "28일에 있을 3차 토론 결과에 따라 지형이 흔들릴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