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그놈이다’ 공포인 듯 스릴러 같은 너

2015-10-2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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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GV아트하우스]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하루 24시간, 365일. 매일매일 내가 당신 지켜 볼 거야.”

영화 ‘그놈이다’(감독 윤준형·제작 상상필름·제공 배급 CGV아트하우스)는 여동생을 잃은 남자 장우(주원 분)가 죽음을 예견하는 소녀 시은(이유영 분)의 도움으로 끈질기게 범인을 쫓는 작품이다.

세상에 단 둘뿐인 가족 장우와 은지. 부둣가 마을의 재개발로 장우는 은지를 위해 서울로 이사를 결심하지만, 은지가 홀연히 사라지고 3일 만에 시체가 되어 돌아온다.

천도재에서 넋건지기굿(저승 가는 길 배불리 먹고 가라고 붉은 천에 밥이 한가득 담긴 놋그릇을 바다를 향해 던지는 의식)의 그릇이 흘러 간 곳에 우연히 서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하고 직감적으로 그가 범인임을 깨닫는다. 장우를 피해 달아나는 그를 죽은 동생이 범인으로 지목한 거라 생각한 것. 이후 장우는 목격자도 단서도 증거도 없이 홀로 범인 찾기에 혈안이 된다.

타인의 죽음을 볼 수 있는 예지력으로 마을에서 외톨이처럼 지내는 시은은 자신에게 가장 먼저 말을 걸어준 유일한 친구 은지의 죽음을 보지만 외면하고, 그 죄책감에 장우에게 다가선다.

또 다른 죽음을 예견한 시은. 장우는 시은이 예견한 장소에 나타난 그놈의 흔적을 쫓아가다 평소 사람 좋기로 소문난 동네 약국의 약사에게 이른다. 그를 범인으로 믿는 장우. 경찰은 장우의 얘기를 무시하고 장우의 먼 친척 형을 용의자로 검거한다. 그 누구도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자 장우는 무작정 약사를 쫓기 시작한다.

한국형 스릴러라는 ‘그놈이다’가 여타 스릴러와 차별성을 가지는 점은 죽음을 예견하는 소녀, 천도재, 넋건지기굿 등 미스터리한 소재. 이러한 소재와 캐릭터는 공포영화의 오싹함과 스릴러의 긴장감을 절묘하게 버무려 관객들의 몰입도를 더한다. 특히 시은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섬뜩한 장면들과 장우에게 처해지는 끔찍한 상황들은 두 장르를 자연스럽게 혼용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장우가 범인을 쫓는 과정에 있다. 스릴러와 미스터리를 자연스럽게 버무리는 것은 좋았으나 추리의 과정은 생략되어있다. 그야말로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는 상황. 장우가 범인을 확신하게 되는 과정을 건너뛰었으니 관객들 역시 어리둥절할 수밖에.

또한 캐릭터의 허술함도 극의 몰입을 허무는데 일조한다. 장우가 무조건 적으로 범인이라 우기는 상대인 민약국(유해진 분)은 동네에서 평판이 좋은 인물. 결점 없고 서글서글한 인상과는 달리 너무도 쉽게 감정을 드러내고 장우의 억지에 동요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그놈이다’는 특유의 긴장과 공포감을 놓치지 않는다. 한시도 쉬지 않고 관객들의 긴장을 유발하고 그들을 두렵게 만든다. 이것은 배우들의 열연이 한 몫 한 부분. 끊임없이 추적하고 의심하는 장우 역의 주원과 서글서글한 인상 뒤 의심스러운 면모를 보이는 민약국 역의 유해진, 죽음을 예견하는 소녀 시은 역의 이유영이 만들어 내는 ‘공포 케미’는 영화의 오싹함을 더욱 극대화 시킨다.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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