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제15회 마산가고파국화축제’가 열리는 마산항 제1부두에서 지역 원로, 문화예술인과 종교단체,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시민대동제’가 개최된다.
10여년 전 이은상·조두남 선생을 기념하는 문화시설 건립문제로 지역사회가 찬반 양측으로 갈린 이래 처음 갖는 ‘시민화합의 장’이다. 행사 주최는 서울‧경기지역에 거주하는 옛 마산 출신 모임인 재경마산향우회(회장 윤대식)가 맡았다.
그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인들이었음에도 과거행적 논란으로 전면에서 밀려나 있던 이은상·조두남·이원수 선생에 대한 문화적 차원의 재평가는 여러 곳에서 요구되어 왔다.
창원시는 이날 행사가 가지는 의미를 크게 부여했다. 우선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분열된 정서를 하나로 묶기 위해 객지에서도 창원의 화합과 발전을 기대하고 있는 향우들이 앞장섰다는 것이다. 관에서 주도하는 행사가 아니라 민간에서 주도함으로써 진정한 지역화합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시 입장에서도 걸출한 문화예술인들의 발자취가 해묵은 이념 논란으로 희석되는 것을 방치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서 시민대동제로 화합의 접점을 찾는다면 민주화 정신과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예향의 도시’로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은상 기념사업이 시발점이 된 논쟁은 수년간 이어졌다. 옛 마산시는 지난 1996년 총 30억원을 들여 '이은상문학관'을 건립하고, 생가 복원과 테마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워 사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당시 친일논란이 있던 조두남 기념사업과 맞물리면서 거센 논쟁을 불러왔다.
오랜 논쟁 끝에 2005년 '이은상문학관'이 '마산문학관'으로 명칭을 변경했고, ‘조두남음악관’도 ‘마산음악관’이 되었다. 지난 2013년에는 마산역 광장에 ‘가고파 노산 이은상 시비’가 건립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논쟁이 재점화되기도 했다.
안상수 시장은 “더 큰 창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리 지역의 강점인 문화를 잘 이끌어내야 하는데 해묵은 이념투쟁에 묵혀둘 수는 없다”며 “작가의 공(功)은 공대로 인정하고 과(過)는 과대로 비판하면서 이를 초월해 창원을 통합시키는 문화의 큰 가슴으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식전공연, 개회식, 화합의 마당 순으로 진행되고 참석한 시민과 내빈 전체가 창원을 대표하는 작품인 ‘가고파’, ‘선구자’, ‘고향의 봄’을 합창하며 대미를 장식해 화해와 상생 그리고 미래를 향한 108만 시민의 화합을 도모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