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유커 폭행 사망사건’, 중국 대륙과 갈등 불씨되나

2015-10-2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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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홍콩에서 사망한 유커의 죽음이 홍콩과 중국 대륙 간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중국 당국이 엄중한 조사를 부탁했던 유커 사망사건 용의자 중 2명이 도주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사건을 둘러싼 중국과 홍콩 간 감정 대립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지난 21일 보도했다.

지난 19일 홍콩에서 본토 단체관광객과 홍콩 귀금속 상인 간에 물품 강매가 계속되며 말다툼이 벌어졌다. 관광단체 일원이었던 피해자는 싸움을 말리다 현지 상인들에게 끌려가 폭행당한 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음날 숨졌다.

기존에도 불편한 기류는 있었지만 본토여행객과 홍콩인의 갈등이 폭행‧사망사건까지 이어진 적은 처음이다.

중국 관광당국이 직접 나서 홍콩 당국에 철저한 수사를 부탁했지만 가해자 네 명 중 두 명이 결국 국경을 넘어 수사망을 탈출하고 말았다.

홍콩 여행업협회인 여유업의회(旅遊業議會)의 조지프 퉁 총간사는 “직접 해당 단체관광 담당 여행사에 관련 보고서 제출을 요청했지만 아직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관광업체와 상점 간 관광 비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이번 사건은 용의자가 도주하면서 홍콩 내 반(反)중국 정서의 발현이 아니냐는 쪽으로 의혹이 짙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홍콩 반환 후 중국은 `일국양제' 체제를 통해 홍콩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개입하는 등 정치·언론 분야의 간섭과 통제를 강화해 왔다. 이로 인해 지난 해 10만 명 이상이 민주화 시위에 참가하는 등 홍콩내 반중 정서가 고조됐다. 

게다가 본토 관광객이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고 흡연을 일삼는 모습과 쇼핑봉투를 잔뜩 매고 통행을 방해하는 행동 등으로 홍콩인들의 불만도 커졌다.

반대로 중국 본토에서도 홍콩에 대한 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본토 사람들의 홍콩 여행 취소가 이어지고 있으며 본토 언론들도 ‘유커의 죽음’을 반홍콩 정서로 다루며 내보내기 시작한 것. 

중국 환구시보는 “이 비극이 많은 대륙 중국인들에게 ‘홍콩의 반중국정서’를 되새기게 한다”며 “홍콩 이미지는 이로써 더 악화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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