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가연 기자 =도시 속 유휴공간을 되살리기 위한 건축가들의 상상력을 담은 전시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리-플레이: 4개의 플랫폼 & 17번의 이벤트'는 최근의 도시재생정책과 함께 화두가 되는 유휴공간을 문화 공간으로 되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다. 건축가 4인(팀)이 모여 일시적으로 멈춰있는 공간을 다시 재생(리-플레이)시키기 위해 각자의 상상력을 펼쳤다.
네임리스건축(나은중, 유소래)의 '움직이는 숲' 역시 구로구평생학습관의 야외 부지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들이 제안하는 야외 작업실과 커뮤니티 공간은 수직의 얇은 기둥과 기둥에 연결된 개폐 가능한 문을 통해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됐다.
안기현과 신민재는 모든 유휴공간에 유동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냈다. 창의학습형 지역 거점 문화공간이란 맥락으로 도시 곳곳의 공간에 '창작 활동'을 확장해 지역과 작가들이 연계할 수 있는 공간을 제시했다. 이 플랫폼에서는 전시 기간 동안 '청개구리제작소'의 비평적 워크숍이 연구, 발표, 제작 등의 다양한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신형철이 제안하는 플랫폼은 곧 폐교될 한울중학교 4층 공간을 활용했다. 가르침과 배움이라는 학교 고유의 공간특성에서 출발하지만 기성 사회에서 규정한 상하관계의 학습 공간이 아닌 배우고 가르치는 행위가 창작과 결합한 공간을 제시했다. 이곳은 작가를 위한 작업실인 동시에 선후배가 만나는 멘토링 프로그램의 공간이 되고 창작자들이 소통하며 아이디어가 오가는 배움의 플랫폼이다.
정소영 작가는 유휴공간이 지닌 유보된 도시의 시간과 역동의 가능성을 특유의 조형언어로 풀어냈다. 작가는 전시장 전체를 아우르며 다양한 높이와 물성으로 구축된 조각적 공간을 선보인다. 도시의 순환 속에서 마주치는 멈춘 것과 움직이는 것의 틈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이 그동안 '포스트 뮤지엄'이란 모토로 추진해온 전시들과 흐름을 같이 한다. 워크숍, 강연과 상영, 멘토링 등 4개의 플랫폼에서 펼쳐지는 17번의 이벤트를 통해 관객이 직접 참여할 기회도 제공된다. 전시는 12월13일까지. 02-2124-88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