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의원은 20일(이하 현지시간) 밤 열린 하원 공화당 비공개 콘퍼런스에서 당 전체가 분열되지 않고 자신을 하원의장 후보로 지지한다면 기꺼이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뉴욕타임스 (NYT) 등 외신이 보도했다.
라이언은 40대의 젊은 나이에도 이미 8선이라는 노련한 경력을 가진 데다, 2012년 대선 당시 밋 롬니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면서 전국구 지명도까지 갖춰 차기 하원의장에 적합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하원의장이 될 경우에 폴 라이언은 첫 40대 의장으로 기록된다. 하원의장은 미국 내 공식 서열로만 따지면 3위에 달하는 자리고, 대통령 유고시 상원의장 다음으로 임무를 대행하는 등 의회와 행정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직위이다.
라이언 의원은 콘퍼런스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 요구가 받아들여진다면, 또 내가 진정으로 당을 통합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 (후보직을) 기쁘게 섬기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라이언 의원의 이같은 '조건부 출마'는 당내 보수 강경파인 프리덤 코커스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 등은 분석했다.
공화당 내 강경 보수파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는 존 베이너 의장 사퇴의 주요 배후 세력으로 지목받고 있다. 베이너 의장은 이란 핵협상 결과, TPP 관련 법안, 이민 개혁안 등을 처리하는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끌려다닌다는 비난과 함께 강경파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았다.
차기 하원의장으로 유력시됐던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도 지난 8일 '벵가지 특위'가 힐러리 클린턴의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실언을 이유로 경선 포기를 하긴 했지만, 프리덤 코커스를 중심으로한 강경파의 압력도 사퇴 이유 중 하나라고 현지 언론들은 지적했다.
NYT 등 미국 언론들은 라이언이 통합된 공화당의 지지를 조건으로 내걸면서 오히려 극우조직들에게 공을 넘겼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