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러 갑니다"…65년만의 혈육 상봉

2015-10-1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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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차 이산가족 1차 상봉 금강산서 열려

제20차 이산가족상봉행사를 하루 앞둔 19일 오후 강운도 속초시 한화리조트 등록 접수대 앞에서 정순화 정옥자 자매가 북에 있는 오빠 정세환을 만날 생각에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속초 공동취재단 ·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오빠가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고 살점이 벌벌 떨린다".

20일부터 금강산에서 진행되는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루 앞둔 19일, 강원도 인제에서 왔다는 편숙자(78.여)씨는 북에 있는 사촌오빠 편희정(84.남)씨가 신청해 20일 방북길에 오른다.

편 씨는 "만나도 얼굴을 모를 테지만 뼈다구(혈육)니까 반갑지"라며 선물로 점퍼, 내북, 양말, 치약·칫솔을 준비했다고 했다.

이날 남측 이산가족들은 집결지인 속초 한화리조트에 도착해 사실상의 상봉일정에 들어갔다.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는 오후 2시가 집결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이산가족들은 오전 10시께부터 서둘러 도착했으며 낮 12시께부터는 상봉단 접수창구가 마련된 리조트 본관 로비가 크게 붐볐다.
 
북한의 이산가족들에게 전달할 의류와 약품, 생필품, 과자 등 각종 선물로 채워진 커다란 가방을 들고 집결지에 도착한 이산가족 대부분은 60여년 넘게 헤어졌던 혈육을 만난다는 설렘에 한껏 상기된 표정이었다.
 
북에 있는 누님 박용순(84) 씨를 만나러 가는 박용득(81·경기도) 씨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누님을 만나러 가는 것이 꿈만 같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누님의 생사가 하도 궁금해 점을 봤는데 '죽었다'고 하더라"라며 "그래도 살아 있을 것 같은 생각에 호적정리를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만나게 됐다"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가하는 남측 가족들이 하룻밤을 묵을 속초한화리조트에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대한적십자사 강원도지사 직원들과 자원봉사자 수십 명이 나와 접수창구를 마련하고 대한적십자사가 마련한 선물을 준비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대한적십자사가 마련한 선물은 업체나 단체 등으로부터 기증받은 것으로 남측의 이산가족들이 북측의 이산가족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97개를 준비했다.

특히 이번 상봉자 대다수가 고령자임을 감안, 한적은 사전에 휠체어 수요를 조사한 후 40개를 준비했다. 

또 이들 고령의 이산가족에 대한 협압과 체온, 혈당 체크도 이뤄졌다.
 
이밖에 LG유플러스는 북측 가족에게 전달한 가족사진을 아직 준비하지 못한 남측 이산가족들을 위해 접수창구 부근에 이동 스튜디오를 마련, 즉석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나서 이를 앨범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서비스를 해 눈길을 끌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가하는 남측 이산가족들은 이날 오후 방북과 이산가족 상봉 절차 등에 대한 교육을 받고 하룻밤을 묵은 후 20일 오전 동해선 육로를 통해 금강산으로 이동, 꿈에 그리던 가족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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