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국내 첫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카’, 현대차 쏘나타 PHEV 타보니

2015-10-1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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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차 제공]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사태’로 촉발된 디젤차에 대한 불신이 모든 브랜드로 확산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은 디젤차에 대한 대안 찾기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파워가 만족스러우면서 연비도 좋은 차가 많지 않기 때문.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현대차가 BMW i8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출시한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모델 ‘쏘나타 PHEV(Plug-in Hybrid Electronic Vehicle)’를 최근 시승했다.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한 모델이다. 하이브리드카는 가솔린차보다 연비가 좋긴 하지만 연비 향상 효과가 크지 않고, 전기차는 아직까지 충전 인프라가 충분치 않아 운행하는 데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카는 전기를 충전해 짧은 거리를 운행할 수 있고, 전기 충전이 여의치 않을 경우 가솔린 엔진을 구동해 달릴 수 있다. 기존 하이브리드카에 비해서는 연비가 우수하고 전기차에 비해서는 충전이나 주행거리 걱정을 덜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사진=현대차 제공]


쏘나타 PHEV 운전석 도어 앞쪽에는 충전구가 더해졌다. 실내도 큰 차이는 없지만 트렁크 용량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이 380ℓ인 데 비해 PHEV는 280ℓ로 차이를 보인다. PHEV에는 좀 더 큰 용량의 배터리가 트렁크 안쪽에 자리하기 때문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일반 내연기관처럼 기름만 넣고 몰고 다니면 되지만, 쏘나타 PHEV는 전기 구동을 위해 충전을 먼저 하는 차이점이 있다. 충전 방식은 두 가지다. 완속충전기를 이용하거나 가정용 220V 전원에 연결해 충전하는 방법이다. 완속충전기는 공공 충전기나 구입 때 지원되는 가정용 완속충전기(지자체별로 차이가 있음)를 이용할 수도 있다.

문제는 가정에서의 충전이다. 개인주택에 사는 이들이라면 걱정이 없지만 아파트 같은 공동 주택에 사는 이들에게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에는 전기 충전기를 갖춘 곳도 있지만, 대다수 아파트에는 이런 시설이 없다.

[사진=현대차 제공]


완속충전기 인프라는 아직 충분치 않다. 이미 보급된 충전기도 수도권과 지방 일부 도시에만 있어 아직까지는 충전에 불편이 따른다. 게다가 완속충전기는 100% 완충하는 데 2시간30분이 걸리고, 220V 전원으로는 6시간 정도가 걸린다.

기자가 사는 아파트 인근에는 차로 5분 정도 거리에 대형마트가 있고 여기에 충전기가 마련돼 있다. 그러나 충전 카드가 있어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거주하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충전을 시도했다.

지하주차장에 마련된 전원은 따로 계량기가 없기 때문에 전기를 얼마나 썼는지 아무도 가늠할 수가 없다. 또, 전기료를 매긴다 해도 큰돈이 아니어서 과금하기도 애매하다. 그래서 과거 도요타 프리우스 PHV를 충전하던 때와 같은 ‘도둑 충전’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

가정용 충전 케이블이 기본 제공된다. [사진=현대차 제공]


프리우스 PHV는 220V로 1시간30분이면 완충되는데, 쏘나타 PHEV는 6시간 가까이 걸린다. 이는 프리우스 PHV의 경우 상대적으로 작은 배터리를 장착해 충전이 빠른 대신 전기 주행거리가 26.4㎞에 불과하고, 쏘나타 PHEV는 주행거리(44㎞)가 긴 대신 충전시간도 더 길기 때문이다.

전기 모드에서의 주행감각은 전기차와 똑같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감각은 디젤차는 물론이고 가솔린차도 따라올 수 없다. 주행안전성은 가솔린 모델보다 낫다. 배터리가 트렁크 아래쪽에 배치된 덕분에 무게중심이 낮게 형성된 덕분이다. 만약 이 무게감을 이기지 못한다면 차가 둔하게 느껴질 텐데, 쏘나타 PHEV는 68마력의 강력한 전기모터가 장착돼 차체 중량 증가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모터는 가솔린 엔진(156마력)보다 출력이 낮지만, 최대토크는 20.9㎏·m로 엔진(19.3㎏·m)보다 더 높다. 이 엔진과 모터가 동시에 구동될 때의 가속력은 디젤차 못지않다.

전기를 다 소모하면 그때부터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자동 전환된다. 일반 하이브리드카와의 차이점은 엔진+하이브리드 모드로 구동하는 것과 전기모터를 충전하기 위한 충전(charge)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전원 충전 외에도 엔진을 구동시켜 배터리를 충전하는 있다는 얘기다. 만약 고속도로나 국도에서 정속주행 때 엔진을 돌려 배터리를 구동하고, 시내로 진입했을 때 전기 모드로 구동할 경우 이 기능이 꽤 쓸모가 있다.

전기 주행상태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하이브리드 모드만 비교하면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연비가 복합 17.7㎞/ℓ로 PHEV(17.2㎞/ℓ)보다 우월하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공차중량이 130㎏이나 가벼운 덕분이다. 그러나 전기 모드를 잘 활용한다면 쏘나타 PHEV의 유지비가 훨씬 적게 들 수 있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주유를 하지 않을 경우 전혀 움직일 수 없지만, 쏘나타 PHEV는 전기 충전만 해주면 계속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쏘나타 PHEV의 가격은 3919만2000원~4179만원(세제 혜택 후)이다. 차종은 다르지만 같은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카인 BMW i8이 1억9990만원인 것에 비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카는 전기차 시대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다. 충전 인프라가 확대된다면 ‘깨끗한 지구’를 만드는 데 일조할 기특한 차이기도 하다. 쏘나타 PHEV는 아득한 먼 일로 여겼던 전기차 시대를 미리 만날 수 있게 해준 메신저 같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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