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구심력과 원심력

2015-10-1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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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점동 변호사(전주법무법인 백제 대표)

아주경제 최규온 기자 =지금보다 교통이 불편하고 자동차가 많지 않았을 때 남원·순창·고창·정읍 지역에서는 광주를 생활 중심지로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광주가 전주에 비해서 교육, 문화, 소비, 기타 경제 여건 방면에서 전주에 비해 월등한 반면 거리, 시간상으로는 전주보다 가깝거나, 전주와 비등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현상이 현재까지도 계속되어 심지어 광주 일부 백화점에서는 관리하는 단골고객 중 우리 전라북도 사람이 몇 만명이 된다고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도로, 철도 교통이 잘 정비되고 자동차 보유대수가 2,000만대가 넘어서자 전주·익산·군산 등을 중심으로 대전 창고형 매장인 코스트코나 부여 아울렛 등으로 쇼핑을 가는 우리지역 고객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부여 아울렛의 경우 우리지역 고객이 30∼40%를 오르내린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의 기본 욕구 중에는 소비욕구, 과시욕구가 있다. 질 좋은 제품을 값싸게 사고 싶고, 이를 자랑하고 싶어 하는 욕구는 인간으로서의 타고난 욕구이고 이를 한낱 도덕심으로서는 억제할 수 없는 것이다. '견물생심'이라 하지 않았는가?

매일 매일 신문, 방송을 통해 신제품이 우리 이목에 쏟아져 들어와 소비욕구, 과시 욕구를 자극하고 있는데 아무리 성인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욕심이 동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소비욕구, 과시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결국 우리 지역의 돈 있는 사람들은 뒤떨어진 우리 소비시장을 버리고 광주·대전으로 무리지어 진출하고 있다. KTX개통으로 이제 서울도 1시간대로 좁혀진 이상 우리지역의 소비자층은 급속도로 이탈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역 경제에 자금이 돌지 않고 상인들은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는 것이다.

소비침체가 국가적인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유독 우리 지역 경제가 더욱 심하게 느껴지는 것은 소비자층의 이탈이 중요한 원인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혹자는 대형할인 매장 등이 들어서면 거기서 벌어들이는 자금은 하루가 지나지 않아 전부 대도시로 흘러 들어가고 지역경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지역 상권만 죽이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한다. 과연 광주나 대전·대구·부산·순천 등은 그러한 문제점이 없어서 서로 다투어 대형할인 매장 등을 앞다퉈 유치하고 있는가?

그들 지역 또한 우리지역과 마찬가지로 지역상권 보호 문제 등이 있었지만 외지의 소비자층을 흡수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함으로써 지역 상권까지 활성화 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대형 할인매장 등을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중이다.

지역 소비자층을 외부에 흡수당해 지역경제가 붕괴된다면 지역상권자체도 생기를 잃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역경제와 지역상권이 결코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운영의 묘만 기한다면 서로의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지역이 지정학적으로는 광주 전남·충청 대전의 중심지역에 위치해서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양 지역의 소비자층을 우리지역으로 흡수할 수도 있고, 반대로 현재와 같이 우리 지역 소비자층을 양 지역으로 빼앗겨 우리 지역경제가 고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덩달아 지역상권도 고사할 수 있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생활수준의 향상과 도로·교통의 급속한 발달로 소비자들의 선택에 있어 지역 간 경계가 무너진 지 이미 오래다. 소비 패턴도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과거처럼 소비자들은 더 이상 지역 따위 등을 가리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애향'이라는 이름으로 지나치게 자기 것만을 주장하며 배타적인 행동으로만 일관한다면 자칫 '소탐대실' 할 수도 있다. 

음식이 맛 있고, 잘 차려진 밥집에 식객들이 모이고, 선택의 여지가 많은 가게에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시대의 변화에 맞게 우리의 생각도 변해야 요즘처럼 거친 세상, 적자생존의 시대에서 온전히 살아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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