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횡령·배임 등 2조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던 강덕수(64) 전 STX 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아 석방됐다.
서울고법 형사5부(김상준 부장판사)는 14일 "1심에서 유죄로 본 회계분식 혐의가 무죄로 판단된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날 강 전 회장의 형이 감형된 이유는 STX조선해양의 분식회계 혐의가 무죄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당시 분식회계가 강 회장의 의도와 상관없이 실무진이 독단적으로 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계열사 STX건설에 공사 선급금을 과도하게 지급해 그룹에 손해를 끼친 혐의에 관해서는 무죄로 판단한 1심과 달리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강 전 회장의 범죄 혐의에 관해 STX그룹 전체를 위한 불기피한 선택이었으며 개인적 이익을 취하려는 의도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또 피해액 대부분이 그룹을 위해 사용된 점, 강 전 회장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며 회사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개인 재산을 모두 출자해 노력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강 전 회장은 1심에서 횡령·배임 혐의 가운데 679억5000만원 상당이 유죄로 판단돼 징역 6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강 전 회장은 계열사 자금 2841억원을 개인회사에 부당지원하고 2조3000억원대 분식회계로 9000억원대 사기대출을 받았으며 1조75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5월 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