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올해 전 세계 철강 수요가 급감할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과잉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내수부진과 중국산 철강의 시장 잠식 등으로 우리나라 철강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철강사들의 3분기 실적 전망과 관련해 큰 폭의 실적개선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세계철강협회(WSA)는 12일 올해 세계 철강 수요가 전년 대비 1.7% 감소한 15억1300만t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 4월에 제시한 0.5% 성장 전망을 마이너스(-) 성장으로 수정한 것이다. 전 세계 강재 수요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기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특히 중국의 강재 수요는 2013년을 정점으로 성장이 멈춰 2014년부터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 중국의 수요는 3.5% 감소한 6억8590만t, 내년은 2% 감소한 6억7220만t으로 전망됐다. 올해 일본과 한국의 철강 수요는 전년 대비 감소추세를 보이겠지만, 내년에는 각각 3.1% 증가, 0.7% 증가로 회복될 것으로 WSA는 내다봤다.
WSA 회장이자 오스트리아 철강 대기업 푀스트알피네의 볼프강 에다 최고경영자(CEO)는 "건설 및 농기계 침체 등으로 인해 중국의 수요 감소는 2~3년 계속될 것"이라면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철강 생산 과잉이 해소되기까지 15~20년은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 한국 대표 철강 3사의 3분기 실적 또한 낙관적이지 않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요부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황부진, 제품단가 약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하반기에도 성장 모멘텀이 부족해 철강업계가 눈에 띄는 성장 회복세를 보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포스코의 경우 별도기준 3분기 영업이익은 6370억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다만, 포스코의 3분기 실적은 현재의 시황을 고려할 때 견조한 실적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190억원 정도로, 이는 작년대비 18% 정도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은 비교적 선방한 영업이익 실적에도 불구,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연결자회사 이익의 둔화, 환율 상승 등 요인을 비롯해 소송 관련 합의금, 포스코 플랜트 부실채권 충당금, 광산 평가 손실 초래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제철의 3분기 영업이익은 별도기준과 연결기준 모두 34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현대하이스코 인수관련 비용 및 외화환산손익 등 일회성 비용 이슈가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고, 현대하이스코 측면에서도 합병에 따라 3분기 재고관련 미실현이익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합병이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평이다. 다만, 봉형강 시황이 견조해 이정도 실적이면 선방한 결과라는 평이 나온다. 순이익은 포스코처럼 적자가 예상되지는 않지만, 외화환산손실로 인해 작년대비 70% 정도 감소한 400억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동국제강은 최근 후판 쪽에서 대규모 적자가 나고 있으나, 현대제철과 마찬가지로 봉형강 등에서 호조를 보이며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흑자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계자는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