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선거구 획정 법정시한을 하루 앞둔 12일 정치권은 선거구 획정을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법정시한에 맞춰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원유철 새누리당·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함께 국회 의장실에서 긴급 회동을 열고 내년 4.13 총선의 선거구 획정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이병석 위원장과 양당 간사(이학재·김태년)가 배석했다.
하지만 한 시간 가량 진행된 회의는 여야는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싱겁게 끝이 났다. 정 의장은 늦어도 13일 오전까지 의견 조율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각 당의 입장차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고 줄여나가겠다"라며 "이후 정개특위 간사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언주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정수 범위 내에서 도입하는 것을 여당이 고려한다면 (우리도) 정수 비율에 대해 열고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막판 조율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됐던 회의가 김이 샌 것은 양당이 기존에 했던 주장에서 물러서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은 비례대표를 줄여 지역구 의석 수를 늘리자고 주장하고, 새정치연합에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새누리당은 (농어촌 지역 대표성 확보를 위해) 의원 정수 300명에서 지역구 260석, 비례대표 40석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반면 이종걸 원내대표는 "2000만 유권자 시대에 1000만의 사표(死票)가 발생하는 건 국민주권주의의 파탄"이라며, 사표 감축 차원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강조했다.
결국 공은 또 다시 정개특위로 넘어갔다. 여전히 여야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기준안 마련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헌법재판소 결정(인구편차 2대1)으로 의석 수 감소가 불가피한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정치권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여당 정개특위 간사인 이학재 의원 측 관계자는 "상황이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공개적으로 야당에서 명확한 안을 제시하면 그 때에야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