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이 자유무역협정(FTA) 원산지 인정 문제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최근 들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산지증명서의 일부 사소한 형식적인 오류로 FTA의 특혜를 인정받지 못하거나, 세금을 탈루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8일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 기업이 FTA체결국으로부터 원산지를 인정받지 못해 FTA특혜와 일반특혜 받지 못한 건은 최근 5년간 1500건에 달한는 것으로 집계됐다.
FTA원산지 위반 유형은 원산지 증명서류 요건 위반이 45.2%(679건)로 가장 높았으며, 품목·세율 적용오류 21.3%(323건), 원산지 결정기준 위반 16.6%(249건)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수출기업들이 지난 4년간 자유무역협정 특혜를 인정받지 못하면서 입은 경제적 손실은 731억5000만원에 달한다. 2011년 32건에 불과했던 원산지 증명 오류는 2014년에는 271건으로 4년 사이 8배 이상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일례로 인도네시아의 경우 우리 원산지증명서 발급에 대해 불인정한 경우가 전년 동기대비 359% 급증했다. 특혜배제 건수를 보면 지난해 7월 22건에서 지난 7월 101건으로 78건이 증가했다.
최근 3년간 관세청이 FTA 관련 관세탈루기업을 적발해 추징한 금액도 630억원으로 396% 폭증한 점만 봐도 FTA 관련 원산지 관리의 허술함이 드러난다.
부정하게 FTA를 적용받아 관세를 추징받은 업체는 지난 2012년 324곳에서 2014년 846곳으로 약 3배 가까이 증가했고, 같은 기간 추징액수는 159억원에서 789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이처럼 원산지 증명관리의 어려움이 FTA활용률을 떨어뜨리는 핵심 요인으로 업계에서 여러 차례 지적해왔었다. 이른바 여러 국가와 FTA를 동시다발적으로 체결할 경우 각 국가의 복잡한 절차와 규정으로 FTA 활용률이 저하되는 '스파게티 볼 효과'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전문가들은 FTA 원산지 인정 문제로 우리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을 경우 수출경쟁력 약화와 대외 신인도 하락이 불가피한다고 입을 모은다. 때문에 원산지증명서 작성시 사소한 오류로 입게 되는 불이익을 막기 위해 정부의 인력 양성과 정보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동완 새누리당 의원은 "원산지증명서 신청자와 발급기관이 주의를 기울이면 방지할 수 있는 경미한 오류가 전체의 88%에 달한다"면서 "정부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시행하는 FTA 지원센터 이외에 모든 수출기업이 FTA 특혜를 원활하게 누릴 수 있는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