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창건일 앞서 주원문씨 전격 송환…중국 전승절 외교전 통했나

2015-10-06 08:00
  • 글자크기 설정

체제선전 효과 노린 듯…나머지 억류 국민 3명 송환 여부 주목

전문가들 "중국 움직인 전승절 외교작전 어느 정도 주요한 것"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북한이 5일 억류 중이던 한국 국적 미국 대학생 주원문(21)씨 전격 송환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영향력을 이용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했던 전승절 외교전이 주요했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5일 대북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북한이 오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악화됐던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면서 국제 사회에 유화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위해 미국 영주권자인 주씨의 송환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의 생사확인 결과가 담긴 회보서 교환을 앞둔 시점에서 지난 4월 22일 이후 북측 지역에 억류된 우리 국민 주원문씨를 송환하겠다고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통보했다.

우리 정부는 북측 제의대로 오후 5시 30분에 판문점을 통해 주씨를 인수인계 받았다.
 

북한이 5일 억류 중이던 한국 국적 미국 대학생 주원문(21)씨 전격 송환한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의 영향력을 이용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했던 전승절 외교전이 주요했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사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서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을 지켜보는 모습. [베이징 = 신화통신]


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이 억류 중인 우리 국민 4명 중 주원문씨 송환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북측 입장에선 주씨는 자기 공화국에 대한 중대 범죄가 없었고, 북한을 알기 위해 입국했다는 점에서 체제 선전효과를 기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김정욱씨, 김국기씨, 최춘길씨에 대해서는 간첩 혐의 등으로 무기징역형을 선고했으나 주원문씨는 형사처벌하지 않았다. 

북한이 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자신들도 인권을 중시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송환을 촉구하던 우리 국민 중 한 명을 북한이 송환함에 따라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북한은 최근 인공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한 장거리 로켓 발사를 수차례 시사했지만, 당 창건 70주년을 닷새 앞둔 시점에도 발사 준비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자신들도 인권을 중시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사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과 악수하는 모습. [사진=신화통신]


류윈산(劉云山)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의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 참석을 계기로 북한이 중국과의 대화를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북한이 최근 남북 민간교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볼 때 이번 주원문씨 송환 결정도 남북관계 개선 의지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워싱턴은 이번주 북한의 도발이 있을 것으로 계속 경고중인데 북한의 움직임이 전혀 없다"면서 "아직은 단정하기 어렵지만 한국 정부의 전승절 외교작전이 어느 정도 들어맞은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미국과 한국 정부는 강력한 경고 메세지를 분명히 밝혔고 중국도 이쪽에 많이 기울었던 상황"이었다면서 "좋게보면 청와대와 외교·안보라인의 작전이 맞아 떨어져 북한을 코너로 몰아붙인 셈이지만 '이번달 북한의 도발은 없을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