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뭉술’ 방통위 결합상품 제재 강화에 케이블TV 업계 불만 ‘최고조’

2015-10-0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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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결합상품 규제 및 단속 강화를 위해 발표한 ‘결합판매의 금지행위 세부 유형 및 심사기준 고시 개정안(이하 결합판매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시장 질서 확립 및 공정 경쟁 유도를 위한 구체적인 시행 계획이 명확하지 않아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방통위에 따르면 결합상품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크게 △요금할인 세부내역 공개 △해지 및 약정기간 공개 △구성상품 간 차별 할인율 적용 금지 △동등결합판매 금지행위 세분화 등으로 요약된다. 이는 고객들에게 결합상품에 대한 보다 정확하고 상세한 요금정보를 제공해 특정 상품에 대한 이른바 ‘할인 몰아주기’를 막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계 반응은 냉담하다. 무엇보다 결합상품 개정안과 관련된 각종 시행 계획이 여전히 베일속에 가려있어 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결합상품에 따른 최대 피해자인 케이블TV 업계의 우려는 심각한 수준이다.

한 케이블TV 관계자는 “이미 결합상품으로 인한 불공정 거래에 따른 악영향으로 케이블TV의 입지가 급속하게 잠식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통위가 두루뭉술한 개정안만을 공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발표된 4개의 주요 골자의 경우 특별할 것이 없는 내용이며 가장 중요한 시장 모니터링이나 단속 기준안 등은 윤곽조차 알기 어렵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실제로 현재 케이블TV 시장은 결합상품을 앞세운 IPTV의 추격에 밀려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IPTV 가입자 수는 1164만명으로 2010년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했다. 업체별로는 KT가 615만명, SK브로드밴드 313만명, LG유플러스 236만명 순이다. 이런 추세라면 1460만명으로 추산되는 케이블TV 가입자와의 역전 현상이 연말이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케이블TV 업계에서는 콘텐츠 구성이나 시청 환경 등에서 케이블TV에 비해 특별한 강점을 가지지 못한 IPTV가 단기간에 급격한 성장을 이룬 것은 결합상품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결합상품의 경우, 이미 지난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서 시장지배력 전이와 결합 약정계약 고착화를 이유로 불공정거래를 초래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으며 올 8월 진행된 서울대학교 경쟁법센터 ‘이동통신시장 경쟁정책 세미나’에서도 시장 질서를 무너뜨릴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원하는 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이드 라인이라도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며 “업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결합상품에 대한 규제와 단속이 왜 이렇게 지지부진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편, 방통위는 “이번 결합판매 고시 개정안에 따른 구체적인 시행 계획 등은 행정예고와 규제심사 등 절차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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