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폭스바겐이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으로 큰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12만대의 차가 리콜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토머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대표는 8일 열리는 국토교통부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집중 심문을 받을 예정이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30일 배출가스 조작 의심 챠의 규모와 향후 시정계획 등을 환경부에 보고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에 판매된 문제의 차 규모는 폭스바겐 9만2000대, 아우디 2만8000대 등 총 12만대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판매된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디젤차는 총 14만6000여대다. 폭스바겐이 골프·비틀·파사트·제타·티구안·폴로·CC·시로코 등 11만1024대, 아우디가 A3·A4·A5·A6·Q3·Q5 등 3만5173대다.
폭스바겐측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12만대는 자발적인 리콜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단 환경부 조사 결과에 따라 리콜 규모는 변동될 수 있다.
폭스바겐 그룹 본사는 오는 7일까지 독일 당국에 사태 수습 방안을 제출하고 허가를 받은 뒤 차 수리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에 폭스바겐은 각국 언어로 웹사이트를 개설해 수리 관련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국내도 조만간 구체적인 리콜 계획이 공지될 예정이다.
하지만 유로 6 차는 폭스바겐이 조작사실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환경부 조사 결과에 따라 리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은 국내에서 리콜로 그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연비 손실에 대한 부분을 보상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작 소프트웨어를 통해 차가 정기검사나 실험실 테스트를 받는 중에는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최대한 가동되도록 하고 실제 도로 주행시에는 저감장치를 끄도록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연비 과장으로 적발돼 대규모 리콜을 했을 때 소비자에게 직불카드를 주는 형태로 보상해준 바 있다.
◆환경부, 폭스바겐 ‘유로6’ 디젤차 본격 검사
환경부는 1일 문제가 된 폭스바겐 디젤차 제타와 골프, 비틀, 아우디 A3 등 유로6 차에 대한 배출가스 조사에 들어갔다. 앞서 24일 평택항에서 봉인했던 해당 차는 이날 인천의 교통환경연구소에서 인증시험 재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6일에는 실도로 주행을 실시해 인증시험결과와 비교할 예정이며, 이를 종합해 다음달 검사 결과를 발표한다.
환경부는 인증 시험과 실제 도로 주행을 통해 국내에서도 미국처럼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이 이뤄졌는지를 확인한다. 미국에서 문제가 된 유로6 차 뿐 아니라 유로5 디젤차도 함께 검사한다는 입장이다.
배출가스 조작이 확인되면 국내에서도 리콜이 이뤄질 전망이다. 폭스바겐 본사는 조작이 이뤄진 1100만대 차에 대해서 각 국가별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폭스바겐 유로6 차에 대한 배출가스 검사를 진행한다. 배출가스 뿐 아니라 이번 조사에서는 어느 차종까지 조작이 진행됐는지 알아볼 예정”이라면서 “유로5 차는 현재 골프를 한 대 입수했고, 다른 차들이 입수되면 유로5 차도 조사에 착수할 것이다. 폭스바겐이 시인한 유로5 차는 리콜이 진행될 것이다”고 말했다.
◆국토교통위원회, 토머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증인 신청
폭스바겐 사태가 국정감사로 이어진다.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8일 열리는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 토머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는 전날 국토교통위원회 여야 간사가 협의해 증인 채택이 이뤄진 것이다. 출석 예정일 1주일 전 해당 증인에 출석요구서가 도착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1일 유선 및 서면으로 통보가 진행됐다.
토머스 쿨 사장 외에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과 이승원 현대자동차 품질전략실 상무 등이 증인으로 결정됐다.
국감에서는 자동차부품 자기인증제, 수입차의 수리비와 A/S문제 그리고 논란이 된 폭스바겐의 국내소비자 보상계획 등을 위주로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위원회 야당 간사 정성호 의원실 관계자는 “처음부터 폭스바겐 측 증인 신청이 돼 있었고, 이번 연비조작 사건이 추가된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 통보가 됐고, 폭스바겐코리아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