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초대석①] 샘 시몬스 발베니 홍보대사 "한잔에 300만원 위스키 맛이요?"

2015-10-0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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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베니 홍보대사인 사무엘 J 시몬스가 한병에 5000만원인 발베니 50년산을 소개하고 있다. 발베니 50년산은 2병 한 세트로, 손대현 나전칠기 장인(서울시 무형문화재 1호)이 만든 2000만원짜리 함에 담겨 1억원에 판매된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1억원짜리 위스키는 어떤 맛일까.

추석 명절을 앞두고 2병 한 세트에 1억원, 2000만원짜리 나전칠기 함에 담긴 '발베니 50년산'이 한국에 들어왔다.
"위스키는 깊이 있는 대화 자리를 비롯해 최고의 순간에 선택된다. 19세기 장인 정신이 깃들어 있고 100% 사람 손으로 빗어지는 발베니(Balvenie)는 21세기에 사는 우리가 음미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128년 전통의 위스키 기업 윌리엄그랜트앤선즈의 발베니 브랜드 홍보대사 사무엘 J 시몬스(샘 시몬스, Sam Simmons)는 발베니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초고가 위스키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 샘 시몬스가 머물고 있는 서울 신라호텔로 무작정 찾아가 인터뷰를 요청했다.

◆ '억' 소리나는 위스키와 한국 장인의 컬래버레이션

사실 술 중에서 위스키는 비교적 고가에 속한다. 특히 싱글몰트 위스키는 상위급에 포함된다. 싱글몰트 위스키 가운데서도 발베니는 최상급으로 분류된다.

발베니는 수제로 매년 16만 케이스 정도만 생산된다. 품질 유지를 위해 110여년 동안 보리밭을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서 수확한 보리만 사용한다.

샘 시몬스는 전 세계 128병만 생산한 발베니 50년을 선보이기 위해 4년 만에 방한했다. 국내에는 단 2병만 들어왔다. 이 제품은 이달 초까지 신라호텔 로비에 전시된다. 발베니 50년은 손대현 나전칠기 장인(서울시 무형문화재 1호)과 함께 컬래버레이션으로 기획됐다.

발베니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수작업'과 '장인정신'이다.

발베니 50년은 수석 몰트 마스터 '데이비드 스튜어트'가 1962년 윌리엄그랜트앤선즈에 입사한 이후로 50년 동안 공들여 탄생시킨 제품이다.

손대현 장인은 1964년인 14살이던 때 쟁반에서 빛나는 자개 빛을 우연히 보고 나전칠기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시몬스는 "장인이 반세기에 걸쳐 전통방식으로 만든 100% 수제 싱글몰트 위스키 발베니 50년이 한국 나전칠기 장인이 제작한 전용 나전칠기 함과 만난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50년 경력의 위스키 장인과 나전칠기 장인. 그의 설명을 듣고 보니 묘하게 어울리는 듯하다.

한국에서의 컬래버레이션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발베니는 세계 곳곳의 장인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몬스는 "현재 영국에서 수제화를 만드는 가죽 장인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금속·신발 장인과 함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 한잔에 300만원 꼴인 발베니 50년, 맛은?

"표현하기 어렵고 생각지도 못한 맛이다."

샘 시몬스는 발베니 50년의 맛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말로 형용하기 어렵다"는게 그의 대답이다.

독자를 위해 상상할 수 있는 맛에 빗대어 달라고 그를 계속 재촉했다. 그러자 시몬스는 "2병의 맛이 아예 다르다"며 "캐스크 4567이 프루티(Fruity)한 맛이라면 캐스크 4570은 더 플로럴(floral)한 맛으로, 꽃향기를 생각하면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제품 모두 1963년 같은 날, 같은 증류소에서 동일한 종류의 오크통에 담겨 50년 간 숙성시킨 원액으로 만든 희귀 싱글몰트 위스키다"며 "하지만 동일한 제조 과정을 거쳤음에도 이례적으로 색상부터 뚜렷하게 다른 성격의 제품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시몬스는 위스키 박사로 유명하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스카치 위스키의 전통과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가장 권위 있는 심사위원으로 꼽힌다.

문득 매일 비싼 위스키만 먹을 것 같은 발베니 홍보대사가 즐겨먹는 제품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의외로 그가 가장 좋아하는 위스키는 발베니 제품 중에 그나마 저렴한 편인 12년 더블우드였다.

그는 "스코틀랜드에서 처음으로 샀던 위스키가 발베니 12년이고, 그 맛을 보고 나서 위스키에 관심을 갖게 돼 가장 좋아하게 됐다"며 "그 다음으로는 21년을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보통 위스키는 언제 먹으면 가장 맛있을까.

시몬스는 "위스키 전문가인 데이비드 스튜어트나 글렌피딕 몰트 마스터 브라이언 킨스만(Brian Kinsman)의 경우 점심 시간 전인 오전 11시쯤에 테이스팅을 진행한다"며 "배가 고플 때 후각이 가장 민감해 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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