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남북 이산가족 상봉 성사 여부는 향후 남북 관계의 극적인 변화를 초래할 모멘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는 오는 10일 북한의 도발 여부와 이후 수습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려는 국제사회의 강경화된 여론을 긴밀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특히 이산가족 상봉에 따른 걸림돌을 적극적으로 제거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와함께 이산가족 상봉 최종 명단 교환일(8일)을 앞두고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의 도발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향후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북한이 최근 보인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지난 달 29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박 대통령이 "외세를 등에 업고 흡수통일을 실현해보려는 야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면서 "이산가족 상봉도 살얼음장 같은 위태로운 상태"라고 했다.
그동안 북한이 보인 행태를 감안할 때 언제든지 이산가족 상봉을 백지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 조평통의 담화에 담긴 어조가 상당부분 과격해진 것에 정부는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달 30일 "북한이 남북고위급접촉 합의사항이자 인도적 사안인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대해 위태롭다고 위협하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며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적 문제를 정치·군사적 이유로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같은 태도 역시 이산가족 상봉까지 북한과의 마찰을 최대한 피하려는 노력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의 성사까지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부가 국제사회와의 대북 도발 억지를 위해 공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딜레마지만, 그것이 현재 남북관계가 처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