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파문, 유럽차 업계로 확산 조짐

2015-09-2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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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폭스바겐 차 조사 착수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CEO가 지난 14일(현지시간) 66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개막 전날 열린 ‘폭스바겐 그룹 나이트’ 행사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폭스바겐 사태가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정부가 폭스바겐에 대해 조사를 착수한 가운데 국내에 수입된 모든 디젤차에 대한 조사로 이어질 전망이다.

환경부는 23일 폭스바겐 측과 미팅을 하고, 문제가 된 폭스바겐 차 5종 중 ‘유로 6’ 기준을 통과한 제타·골프·비틀과 아우디 A3 총 4종에 대해 조사를 착수했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미국에서 문제가 됐던 차단장치(defeat device)에 대해 미국과 동일한 방식으로 조사를 현재 진행하고 있다”면서 “결과를 보고 위반한게 맞다면 리콜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운행 중인 차는 소비자에게 양해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판매를 앞두고 있는 신차 중 ‘랜덤 샘플링’을 통해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리콜을 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실제 리콜을 시행할 경우 유럽연합(EU)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에 위배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유럽에서 수입되는 경유차 배출가스 기준은 EU 기준을 따른다.

이번 리콜 사태는 비단 폭스바겐 문제만은 아니다. 환경부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디젤차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한다는 입장이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사태가 커지면서 국내 수입차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8월까지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점유율 합계는 31.2%로 1위이다. BMW는 20.8%, 메르세데스 벤츠는 17.9%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번 사태로 시장의 신뢰를 잃은 폭스바겐은 단기간 실적 악화를 겪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 국내 완성차 업체는 반사이익을 얻을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실망감이 크지만 이는 근본적인 자동차 결함 문제는 아니다”면서 “BMW나 메르세데스 벤츠 등 타 브랜드의 반사이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리콜이 안 된다면 불만의 화살은 정부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19일(미국시간)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배출가스 환경 기준 눈속임을 위한 별도의 차단 장치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폭스바겐 차 48만여 대에 리콜을 명령했다.

폭스바겐은 22일(현지시간) “이번에 문제가 된 저감장치를 장착한 디젤 차가 전 세계적으로 1100만 대 가량 생산됐다”면서 “배상비용으로는 65억 유로(약 8조6000억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폭스바겐 브랜드를 신뢰하고 있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고객들에게 실망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단계적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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