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TV] 헝가리 女 기자 발길에 넘어진 난민, 알고 보니 시리아 유명 축구 감독

2015-09-1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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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가연 기자 = 헝가리 女 기자 발길에 넘어진 난민, 알고 보니 시리아 유명 축구 감독

헝가리에서 난민들을 취재하던 기자가 난민의 발을 걸거나 걷어차는 영상이 공개돼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넘어진 한 남성이 시리아의 유명 축구감독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권 유성방송 ‘알아라비아’는 10일(현지시간) 영상에서 넘어진 남성이 시리아 데이르에조르를 연고로 하는 명문 축구 클럽 감독 오사마 압둘 무센이라고 보도했다.

아사드 정권은 지난 2011년 3월 아사드 독재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내전이 촉발돼 5년째 신음하고 있다. 오사마는 아사드 정권에 대한 반정 시위가 시작될 당시 반정 연루 혐의로 투옥된 바 있으며, 출감한 뒤 고향인 데이르에조르로 돌아갔으나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진격을 피해 지중해를 건너게 됐다.

아들과 함께 서유럽으로 향하던 오사마는 세르비아 접경지역 뢰스케에 있는 난민수용소에 머물렀다. 이곳에서 경찰을 피해 달아나던 중 헝가리 N1TV의 카메라기자 페트라 라슬로의 발에 걸려 넘어지는 영상이 공개된 것이다.

페트라 라슬로는 한 손에 아들을 안고 도망가는 오사마의 발을 고의적으로 걸어 넘어뜨리고 다른 난민 아동 두 명에게도 발길질을 했다. 해당 영상은 현장에 있던 독일 RTL TV 기자 슈테판 리히터가 촬영해 이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전 세계에 알려졌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페트라 라슬로가 소속된 N1TV의 스자볼츠 키스베르크 보도국장은 라슬로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며 해고했고, 헝가리 야당은 그녀를 폭력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난민선으로 이동하는 난민의 모습 [사진= CNN뉴스 화면 캡처]



오스트리아 등 7개국과 국경을 접한 헝가리는 난민들이 서유럽으로 넘어가는 관문이지만 여전히 난민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지난 7일(현지시간) "난민은 위험에 처한 '망명자'(refugees)가 아니라 '독일식 삶'을 원하는 '이민자'(immigrants)"라고 폄하했다. 이어 "독일로 가려는 이들은 물리적인 안전이 아니라 '독일식 삶'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이들이 유럽의 '기독교 복지국가'들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잇따른 보수적 발언 때문에 오르반 총리는 미국의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에 비견되며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기도 한다.

한편 헝가리 정부는 세르비아 접경지역에 높이 4m, 길이 175km의 대규모 방벽을 설치하고 유럽연합(EU)의 난민 수용 할당을 거부하는 등 난민 유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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