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20대 총선 전초전인 정기국회 초반부터 여야 대표가 각기 ‘다른 전략’으로 난관을 정면 돌파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노동개혁을 천명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정치개혁 어젠다를 고리로 존재감 부각에 나섰다. 반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대기업 끌어안기를 통해 중도 외연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이는 여야의 차기 대선주자인 이들이 안고 있는 아킬레스건을 극복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金 “심학봉 자진사퇴 촉구”…중도층 공략은 과제
이후 기자들과 만난 김 대표는 성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다 당을 탈당한 심학봉 무소속 의원에 대해 “잘못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 행보의 방점이 ‘정치혁신’에 찍힌 셈이다. 앞서 연일 ‘강성 노조 때리기’에 나선 김 대표가 정치개혁 어젠다로 ‘시선 돌리기’에 나선 것은 야권 내부에서 제기된 ‘노동 본질 왜곡’ 논란을 희석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8·25 남북 합의’ 등 잇따른 외치효과로 지지율 50%를 회복한 박 대통령과 최대한 각을 세우지 않으면서 이미 선점효과를 누린 오픈프라이머리 공세로 여야 주도권 싸움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라는 분석도 있다. 김 대표 전략에는 박 대통령의 지지층을 온전히 앉는 ‘편승효과’(band wagon effect)와 ‘선점효과 극대화’ 등이 깔렸다는 얘기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 내부에서 오픈프라이머리 반대론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데다, 방미길에서 ‘중국보다 미국’ 발언으로 산토끼(지지층) 공략에만 치중한 터라 조만간 ‘이념 스탠스’ 딜레마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경련 방문’ 文, 중원공략…‘분당 딜레마’ 어쩌나
문 대표는 이날 중원 공략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문 대표는 여의도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허창수 회장과 이철승 부회장 등 전경련 회장단과의 정책간담회에서 “이 기회에 중단된 남북경제협력도 재개돼야 한다”며 전경련이 제시한 신(新) 5대 원칙과 이를 위한 7대 과제에 공감을 표했다.
이는 반(反)기업 정서에 대한 중도 보수층의 우려를 불식하는 한편, 대기업 투자를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의 대안 제시로 2030세대 지지층을 회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 클릭 행보로 산토끼(비지지층) 공략을 본격화한 셈이다.
문제는 당 내부 계파 갈등의 딜레마다.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갈등으로 당 원심력이 극에 달할 경우 문 대표의 중원 공략 효과는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두 대표의 과제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공조행보에 나선 김 대표는 (보수 공략에 따른) 중도층인 40대·수도권·화이트칼라층 공략에 문제를 드러내고, 중원 공략을 내건 문 대표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 등 비노계 끌어안기가 과제로 남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