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세계 지도자들의 '40대 블루스'

2015-09-0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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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불혹(不惑).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마흔살을 일컫는다. 하지만 몇몇 40대 지도자들에게는 '볼혹'보다는 '불확실'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하다. 그리스·이탈리아 총리와 멕시코 대통령 얘기다.

지난 1월 그리스 역사상 최연소 총리로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등장했던 알렉시스 치프라스(1974년생)는 지난달 총리직을 내놨다. 노련한 '밀당(밀고 당기기) 기술'로 3차 구제금융 협상에 참여해 돈 문제는 해결했지만 정치적 자산인 지지층을 잃은 탓이다. 그리스에서는 오는 24일께 총리 신임투표나 조기총선이 치러진다. 치프라스 총리의 재집권 가능성도 나오지만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아직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태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1975년생)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최근 취업률과 경제성장률 등이 동반 상승하면서 어깨에 힘이 들어간 덕분이다. 남은 임기 동안 정치·경제·문화 등 사회 각 분야까지 개혁 시동을 걸겠다는 포부까지 내놨다. 그러나 비교적 짧은 정치 경력 탓에 반대 세력과의 싸움이 예견되고 있어 앞길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제 50대가 코앞인 꽉 찬 40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1966년생)도 2015년이 괴롭다. 불안한 치안에 민심이 돌아서고 있는 가운데, 유가 폭락세와 페소 가치 하락이 멕시코 경제의 숨통을 죄고 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제2의 국정 드라이브에 고심하는 이유다.

40대 지도자 3인방의 모습은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는 60대 지도자들과 대비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1954년생)는 집권 자민당 총재의 3선 재임에 성공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1954년생)는 최근 ‘그리스의 키다리 아저씨’에서 ‘난민의 어머니’로 떠오르고 있다. 단호한 결단력과 따뜻한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는 덤이다.

이래저래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40대 지도자들의 눈에는 이들 60대 정치인들의 행보가 부러워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남았다. 자리 지키기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고 40대 특유의 자신감과 패기를 무기 삼는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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