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정부가 발표한 내년 예산안에서 가장 큰 폭의 삭감을 보인 분야가 사회간접자본(SOC)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분야와 더불어 유일하게 삭감된 항목인 셈이다.
SOC는 올해 예산 24조8000억원보다 1조5000억원(6%) 감소한 23조3000억원이 배정됐다. 국토부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사회간접자본(SCO) 예산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국토면적당 연장(길이)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고속도로는 1위, 국도는 3위, 철도는 6위에 이르는 등 그간 축적된 ‘SOC 스톡’이 충분하기 때문에 단계적 정상화와 투자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예산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내년 수자원 분야 예산은 2조1849억원, 산업단지 예산은 6300억원이 편성돼 올해 대비 각각 982억원(4.3%), 2603억원(29.2%)이 줄어들었다. 물류와 지역·도시 분야 예산도 3조2339억원으로 올해와 비교해 2556억원(7.3%) 적게 잡았다.
반면 부산신항 사업(1844억원) 등이 포함된 해운·항만 분야 내년 예산은 1조7183억원으로 올해보다 540억원(3.2%)가량 늘었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달 마련된 추경(추가경정예산·11조5639억원)에 SOC 예산(1조2500억원)이 포함돼 있다”며 “공정상 2016년에 해야 하는 공사를 올해 하반기에 당겨서 하도록 추경 예산을 편성했다”고 말했다.
내년에 써야할 SOC 예산을 추경으로 미리 가져온 만큼 올해와 내년 예산을 비교할 때 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게 기재부의 판단이다. 내년 SOC 예산안에 추경을 더하면 약 24조5000억원으로 올해 예산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1조6000억원 규모의 SOC 사업이 종료된다”며 "이것까지 고려하면 SOC 예산은 실질적으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내년 SOC 예산 중 도로 예산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도 완공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이 29건, 3279억원에서 61건, 9656억원으로 확대됐다.
도로 예산은 또 내년에 착공될 광주∼강진고속도로 사업에 100억원, 내년 완공인 상주∼영덕고속도로 사업에 2239억원이 들어간다.
또 고위험 교량·터널이나 도로포장 정비, 차량방호 울타리나 충격흡수시설 설치 등 교통안전시설을 보강하는 데 1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철도 예산은 이천∼문경 철도건설 사업에 1112억원, 하남선 복선전철 사업에 1250억원, 포항∼삼척 철도건설 사업 중 내년 완공될 포항∼영덕 구간 사업에도 747억원을 쓴다.
낡은 선로시설을 교체하고 재해예방시설을 보강하는 일반철도 시설개량 사업에는 올해(4149억원)보다 339억원 많은 4488억원이 지원된다.
이밖에 내년 착공할 울릉도 공항 사업에 85억원, 설계에 들어갈 흑산도 공항 사업에 20억원이 편성됐다. 오창테크노폴리스산단 등 산단 11곳 진입도로를 만드는 사업에 73억원, 군장산단과 평택 포승산단 인입철도를 건설에 283억원이 쓰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