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건만남’ 키워드 검색으로 물의를 빚은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3일 결국 사과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0시 56분 정의당 홈페이지 당원 게시판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본회의장에서 회의에 집중하지 않고, 부주의한 행동을 한 데 대해 당원 여러분들과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한 매체는 박 의원이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자신의 스마트폰에 ‘조건만남’ 키워드를 입력한 장면을 포착했다. 박 의원은 당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밖으로 나갔다.
박 의원 측은 복수 언론과의 통화에서 “트위터에 ‘조건만남’이라는 단어가 떠 ‘뭐지?’하고 누른 것”이라며 “다시 본인 이름을 검색하려고 했는데, 직전 검색어였던 조건만남이 자동완성기능으로 입력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본회의 도중 밖으로 나간 것과 관련해선 “다음 회의 일정 때문에 먼저 일어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선 단순 검색 행위에 대한 높은 도덕적 잣대를 요구한다고 두둔하지만, 박 의원이 진보진영 내 대표적인 인물이라는 점에서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을 지낸 박 의원은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반대 집회 당시 ‘촛불혁명’의 주역 중 한 명이었다.
◆정의당 당원 “분신하고 투쟁한 동지에게 미안하지도 않느냐”
정의당 한 당원은 당 게시판에 “국회의원이라는 높으신 분, 그리고 정의당 상층부로서 박원석 동지의 그러한 행동이 바람직한 것인지, 당원 여러분과 토론하고 싶다”며 “국회 본회의 중에 마치 무슨 잘못이라도 저지르는 사람처럼 왜 주변을 두리번거리십니까. 그리고 ‘조건만남’ 검색. 당직자들은 ‘조건만남’을 검색해도 괜찮은 겁니까”라고 꼬집었다.
이어 “당에서 성평등 교육, 장애평등 교육 100번 하면 뭐합니까. 정의당의 윗물이 썩어 있는 것 같아서 참 걱정이 든다”며 “당직자들은 편한 길만을 가려고 합니다. 편한 정치만을 추구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부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여태까지 한 번도 ‘조건만남’이라는 단어 검색해 본 적도 없고 검색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전혀 궁금하지도 않다. 궁금한 거 자체가 성에 대한 잘못된 의식이 잠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투쟁만으로도 부족한 시간에 조건만남이라니…. 분신하며 투쟁하고 자신의 직업과 재산을 바쳐가며 희생한 동지들에게 미안하지도 않습니까. 금배지까지 다신 분이. 어떻게…”라고 끝을 맺었다.
한 당원은 박 의원과 관련한 글의 댓글을 통해 “당사자의 빠른 해명이 필요하다. 출당 조치. 그냥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고 가세했고, 다른 당원은 “앞으로 의원단은 의회 일정 중에 절대로 스마트폰 꺼내놓지 않기로 규율이라도 정합시다. 새정련(새정치민주연합)도 제일 꼴보기 싫은 국회의원들이 회의 중에 트위터질 하는 인간들임. 일할 때는 일이나 집중하세요. 스마트폰이나 쳐다보지 말고”라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