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베이징에서 열리는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 미국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1일(현지 시각) 국무부 정례 브리핑에서 "베이징에서 내일 열리는 기념 행사에 대한 우리의 시각은 매우 분명하다"며 "우리는 그 비극적인 전쟁(제2차 세계 대전)에서 싸우다 숨진 사람들의 엄청난 희생을 기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너 부대변인은 반 총장의 전승절 기념 행사 참석이 유엔의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일본의 주장과 관련해 미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대해 이 같이 답했다.
토너 부대변인은 "그러나 우리의 초점은 미래에, 그리고 지속적인 평화와 번영, 아시아와의 협력에 있다"면서 "그것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굳건해져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가져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전승절 행사 참석에 대해 일본은 노골적으로 불쾌하다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일본 외무성은 뉴욕에 있는 자국 유엔 대표부를 통해 반 총장이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이 유엔의 중립성이라는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뜻을 반 총장 측에 전했다. 산케이 신문은 사설을 통해 "이번 반 총장의 참석은 국제사회의 기대에 반하는 일"이라고 헐뜯었다.
그러나 반 총장은 지난 28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신화통신과 국영 CCTV 등 중국 언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일본의 반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반 총장은 "역사의 교훈을 바탕으로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참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이 2차대전 승리에 공헌하고 희생을 치렀음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중국 열병식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외에도 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및 지역기구 대표 10여명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