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3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일을 맞는 중국이 '홍색(紅色)'에 빠졌다.
중국에서 홍색은 공산당의 혁명정신을 의미한다. 중국 공산당이 일제 침략시기 항일투쟁과 혁명활동을 한 것을 기념하는 전국 각지 항일 혁명성지에 소위 '홍색 관광객'이 몰리고, TV에서는 항일 역사를 다룬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방영되고 있다. 3일부터 5일까지 공휴일로 지정된 게 이러한 분위기를 살렸다.
이들 관광객이 주로 찾는 항일기념 관광지로는 1937년 중·일전쟁의 발화점 루거우차오(蘆溝橋·노구교)와 인근의 항일전쟁기념관, 난징대학살을 기리는 기념관, 일본에 맞서 공산당과 국민당간 '제2 국·공합작' 계기를 마련한 시안사변이 발생한 화청지(華淸池)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전승절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반 연예프로나 드라마 방영도 중단했다. 그 자리는 항일이나 혁명을 주제로 한 드라마와 영화, 다큐 등으로 채워지고 있다.
중국 국영중앙(CC)TV는 3일 하루 종일 열병식을 포함한 전승절 기념 행사를 생중계한다. 저녁에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승리와 평화'를 주제로 한 문예공연 행사도 90분간 생중계한다. 4일엔 혁명 불후의 영웅들을 소개하는 '개학 제1교시'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이 방영된다. 산둥위성TV에서도 4일부터 '지뢰전(地雷戰)', '비호대(飛虎隊)' 등과 같은 항일 투쟁 드라마가 줄줄이 방영된다.
중국 언론들도 열병식이 성공리에 개최될 것이라는 기대에 잔뜩 부푼 모양새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일자 사설에서 이번 열병식은 외교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성공적이라고 자화자찬했다. 사설은 이번 열병식에 49개국 지도자나 특사 혹은 대표가 외빈으로 참석하고 31개국 군대 참관단이 참석한다며 열병식을 보이콧 하는 나라는 오로지 일본 뿐이라고 꼬집었다. 사설은 또 천시(天時), 지리(地利), 인화(人和)'라는 삼박자가 갖춰진만큼 열병식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것임을 확신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2일자 신문에서 '중국의 항전은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의 기점과 종점이었다'는 제목의 글에서 "중국은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을 가장 먼저 시작하고 가장 길게 한 국가"라며 전승절 70주년 기념식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