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이번 정기국회를 ‘민생경제를 살리는 일하는 국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지만,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할 숙제조차 매듭 짓지 못한 상태다.
여야는 임시국회 막판에 야당이 제기한 ‘특수활동비 개선소위’ 구성을 놓고 대치하면서 2014 회계연도 결산안 처리 법정 시한을 넘긴 상태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전날에 이어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물밑협상을 계속하고 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어 보인다.
특수활동비 논란으로 이기택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도 미완이다. 국회는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쳤으나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기국회 대책회의에서 “정기국회가 시작하는 첫날 마음이 무겁다”면서 특수활동비 쟁점을 문제 삼으며 “야당이 여야간 협상에서 ‘끼워팔기’ 식 행태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정기국회의 순항을 위해 필요한 것은 국회와 국민에 대한 존중, 여당의 야당에 대한 파트너십”이라며 맞받아쳤다.
특히 여야는 정국 혼란의 뇌관이 된 ‘특수활동비 개선소위’ 구성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새누리당 소속인 주호영 정보위원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특수활동비가 눈 먼 돈이라는 야당의 지적에 대해 “특수활동비는 8800억원 정도 되는데, 이 가운데 국정원은 4800억원에 조금 못 미친다”며 “야당이나 일부 언론은 4800억원을 하나도 심사하지 않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반면 이춘석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각 부처의 특수활동비를 총체적으로 검토하고, 쌈짓돈처럼 쓰는 데 대한 개선 의지가 있다면 새누리당은 소위 구성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국정감사 계획조차 미완 상태이면서 역대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증인·참고인만 무더기로 요청해 ‘호통 국감’, ‘수박 겉핥기 국감’이 반복될 가능성도 크다.
특히 이번 정기국회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열려 ‘20대 총선 전초전의 성격’이 큰 만큼 여야간 치열한 정국주도권 확보 싸움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정기국회 개회사를 통해 “국회의원 개개인의 의견이 존중되고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국회가 운영되는 게 정도”라며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그 모범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국민을 위한 법을 제대로 만들고 행정부가 법을 잘 집행하도록 견제하는 게 국회 혁신이고 국회 정상화”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회는 오후 첫 본회의를 열고 전날로 활동시한이 만료된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재구성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른 정개특위 활동시한은 11월15일까지다.
국회는 이와 함께 △제337회 국회(정기회) 회기결정의 건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출석요구의 건 △2015년도 국정감사 정기회 기간 중 실시의 건 △본회의 의결을 요하는 국정감사대상기관 승인의 건(7건) 등 4개의 안건을 포함한 총 5개의 안건을 상정, 가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