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5선 의원을 지낸 박찬종 변호사(법무법인 이도)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총선 필승’ 발언에 대해 “선거 개입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제성장률 3% 복귀를 통한 총선 도움’ 발언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전날(27일) 본지가 총 6명의 법률 및 전문가들과 함께한 긴급 전문가진단에 참여해 “한국 정치가 천박하기 짝이 없다”며 “국민들이 정치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 희망은 국민밖에 없다”고 이같이 말했다.
◆박찬종 “與 주어 없다는 변명, 천박하다” 직격탄
박 변호사는 새누리당이 정 장관의 ‘총선 필승’ 건배사와 관련해 ‘주어가 없다’고 해명한 데 대해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잘라 말한 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만 참석한 연찬회에서 ‘총선 필승’을 했다면, 어느 당의 필승을 말한 것이냐”라며 “정 장관은 중국 공산당·북한 노동당의 필승을 말한 것이냐, 아니면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 필승을 얘기한 것이냐”라고 힐난했다.
특히 박 변호사는 정 장관이 선거 주무 장관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공직선거법 제9조(공무원의 중립의무 등) △제85조(공무원 등의 선거관여 등 금지) 등을 위반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최 부총리도 예외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는 정 장관과 최 부총리가 헌법이 내포한 ‘자유선거원칙’과 ‘선거에서의 정당의 기회균등’을 위협할 수 있는 모든 공무원에 해당하는 만큼 직무와 관련한 또는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찬종 “노무현 탄핵 소추한 與, 정종섭 등 탄핵해야”
박 변호사는 “국회의원을 겸직했더라도 국무위원이라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 신분”이라며 “(국무위원이 아니더라도) 정치인은 때와 장소에 맞게 말을 가려서 해야 하는 게 기본”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을 언급하며 “당시 노 대통령은 17대 총선 직전인 2004년 2월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질문을 받고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서 국회 탄핵소추까지 당했다”며 “정 장관 등은 이보다 더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노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까지 하지 않았느냐”며 “현직 대통령도 탄핵 소추한 당인데, 당연히 정 장관 등에 대해서도 탄핵 조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본지 전문가진단에 참여한 다수의 법률 및 정치 전문가들은 정 장관과 최 부총리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소수의 의견으로는 ‘덕담 수준’의 발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전문가진단에는 박 변호사를 비롯해 △이상돈 중앙대 법대 명예교수 △이재교 변호사(세종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장진영 변호사(법무법인 강호) △최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익명을 요구한 법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