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불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 등 확대된 대외 변동성 속에서 남북 간 긴장국면이라는 초대형 악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북한 변수는 한국 경제에 상대적으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최근 대외 리스크와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북한의 지난 20일 포격 도발 이후 대북 리스크에 내성을 키워온 국내 금융시장을 흔들었다.
정부는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우리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적이고 제한적이었다는 경험을 들어 시장을 안정시키려 했으나 중국 시장 불안, 미국 금리 인상 임박, 대북 관계 악화 등 '3중 악재'를 맞은 국내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이달 5일부터 24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2조6000억 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 2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47% 하락한 1829.81로 마감하며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5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원화 가치 하락)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9.0원으로 마감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4.0원 올랐다.
그러나 회담 타결 이후 남북 경협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이날 주식시장도 모처럼 오름세로 마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남북 간 고위급 회담이 성과 있게 타결됨으로써 국내 증시를 둘러싼 불안요인 중 하나가 해소돼 앞으로 증시 안정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북한 리스크 해소에도 불구, 대외 악재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증시 폭락은 한국 경제에 뼈 아픈 실정이다.
중국 경제 불안은 세계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는 점에다 수출 주도형인 한국경제는 세계 경제의 부침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점이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더욱이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여기에 임박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문제 역시 한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은 오래전부터 예고돼 리스크가 시장에 상당히 반영되긴 했지만 중국 경제 불안과 상승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부는 북한 리스크가 완화됐지만 중국발 불안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중국 경제 불안, 미국 금리 인상 등 '복합 리스크'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면서 상황별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할지 저울질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리스크가 완화됐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선제 조치의 필요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