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미국 정부는 우리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온 지 불과 1시간 만에 공식 논평을 내놓았다. 미국은 그동안 남북간 군사 대치과정에서 한국을 지지하면서도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을 경계해왔다.
백악관과 내부 조율을 거친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남북한이 타결한 합의 내용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한국 정부와 계속 긴밀히 공조하고 한미동맹에 대한 우리의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미국 정부는 한미동맹 관계를 강조했다. 북한이 추가도발을 꾀할 경우 동맹인 한국과의 철저한 공조와 한·미 연합 방위자산을 토대로 단호하게 응징한다는 메시지를 일관적으로 표현했다.
다만 한반도 상황이 추가적인 상황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왔다.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차질을 가져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주한미군이 개입하는 상황이 만들어지면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들도 관여할 수 있어 동북아 정세가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왔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미국은 남북한의 합의 타결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동맹을 통해 대외적으로 대북 압박 효과를 봤고, 군사력을 동원하지 않고도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내는 전략적 실리를 얻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앞으로도 남북한이 '대화무드'를 살려나갈 수 있도록 측면 지원을 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커비 대변인은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뒷받침하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끊임없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대부분은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를 놓고 한국 정부의 승리라며 손을 확실히 들어줬다. 다만 북한이 앞으로도 남측과의 대화 국면에 계속 응하고 합의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