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악재에 거제 분양시장 '울상'

2015-08-1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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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동 '협성 휴포레' 돌연 분양 취소

최근 분양이 취소된 거제시 아주동 '협성 휴포레' 투시도. [제공=협성건설]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조선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면서 조선소가 밀집한 경남 거제시 분양시장도 미분양 등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차량으로 약 1시간 거리의 부산에서 청약 열풍이 불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협성건설은 최근 아주동 '협성 휴포레' 아파트의 분양을 돌연 취소했다. 지난달 총 601가구에 대한 청약을 개시했으나 계약률이 10% 수준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계약자들은 협성건설과 해지에 따른 위약금 문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A&C가 지난 4월 덕포동에 공급한 '거제 옥포 도뮤토' 1·2단지도 당시 최고 8대 1의 경쟁률로 청약 마감됐으나 실제 계약률은 절반에 못 미치고 있다. 1164가구의 대단지인 대우건설의 '거제 센트럴 푸르지오'도 잔여가구에 대해 선착순 분양을 실시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아 떼분양을 진행 중이다.

반면 같은 영남권인 부산에서는 삼성물산의 '래미안 장전'이 지난해 전국 청약 경쟁률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평균 28.2대 1로 7대 특·광역시 중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이상 열기라고 느낄 만큼 분양 열기가 식지 않아 거제와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이렇듯 거제 분양시장이 고전하는 데에는 해양플랜트 등 조선산업 불황으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우조선해양이 부장급 이상 고직급자를 대상으로 감원에 돌입한 가운데 삼성중공업도 경영정상화의 일환으로 이를 검토 중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조선업 종사자들 스스로가 구조조정 대상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신규 분양이나 매매보다는 전세를 선호하는 분위기"라며 "업황이 개선되면 분양시장도 회복되겠지만 당분간은 손 쓸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거제시에 상주하는 조선소 근로자는 올해 초 기준 7만명에 이르며 가족 등 직·간접적으로 엮인 사람들을 포함하면 시 전체인구의 70%를 차지해 지역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신규 분양 물량이 증가하는 추세와는 반대로 조선업이 휘청이면서 거제시 미분양 물량은 올해 3.4월 3가구에 불과했던 것이 5월 317가구, 6월 1102가구로 급격히 증가했다.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75% 전후로 높은 편이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이달 분양 예정인 GS건설의 '거제오션파크자이를 비롯해 거제에서는 연말까지 1000가구 이상의 신규분양 물량이 대기 중"이라며 "미분양이 더 쌓이지 않게 조선업황이 안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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