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름다운 나의 신부' 고성희 "단기간에 성장시켜준 '회초리'같은 작품"

2015-08-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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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신원선 기자 = 최근 아주경제 사옥에서 만난 고성희(24)는 드라마 속 캐릭터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청순발랄했으며, 환한 미소는 주변까지 밝게 만들었다.

OCN 감성 액션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는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사랑하는 신부를 되찾기 위해 자신을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한 남자의 처절한 순애보를 그린 작품이다.

윤주영 역의 고성희는 베짱있는 고등학생, 청순한 예비 신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스스로 사채업에 뛰어든 여자, 아기를 유산한 엄마까지 극과 극을 오가는 폭넓은 감정연기로 시청자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그녀 역시 데뷔 초반 시행 착오를 겪었다. 영화 롤러코스터(2013), 분노의 윤리학(2013), 드라마 야경꾼 일지(2014), 스파이(2015) 등 신인임에도 다양한 작품 경험이 있는 고성희는 '야경꾼 일지' 촬영 당시 해당 작품을 '아픈 손가락'이라고 표현했을 만큼 연기력 논란과 악플러의 댓글에 상처받은 바 있다.

"'아름다운 나의 신부'는 짧은 시간동안 가장 많이 저를 성장시켜준 작품이에요.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지만 굳이 말하자면 회초리 같다고 할까요?(웃음)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연기에 임했고,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깊은 곳에서부터 감정을 끌어내려고 노력했어요.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SNS와 게시판 댓글을 통해서 시청자의 사랑과 응원을 보고 힘을 낼 수 있었어요."
 

[사진=아주경제 DB]


주인공 차도형(김무열)의 첫사랑이자 약혼녀 윤주영은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내면서 '돈 없는 사람은 무조건 약자'라는 인식이 뼛속 깊이 자리잡은 여자다. 사채업자와 끊을 수 없는 악연까지 있는 그녀가 도형을 만나 밝은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하지만 어둠은 그녀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맞고, 납치당하는 신은 솔직히 힘들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야기가 워낙 무겁고, 주영이의 주변 환경이 불행하다보니까 캐릭터에 대한 감정이입이 절정에 다달았을 때 실제로 우울증이 왔어요. 매 촬영마다 우는 신이 있었고, 제정신이 아니었죠. 하지만 이제 와 돌이켜보면 그만큼 제가 캐릭터와 동화됐다는 거니까 뿌듯하기도 해요."

연출을 맡은 김철규 감독은 제작발표회 당시 고성희 캐스팅을 두고 '도전'이라고 표현했다. 드라마가 끝난 후 평가를 내리자면 감독의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작품에 누가 되지 않으려고 심기일전했고, 스스로 어떻게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기 때문에 부끄럽지 않아요.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랑을 받았고, 성취감을 느껴요."

유산 연기에 대해 묻자 그녀는 "유산은 감히 접근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며 "예민한 부분이기도 해서 주변사람한테 자문을 구하기도 힘들었다. 유산 신 한달 전부터 인터넷 카페 글을 읽으며 간접경험했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경험하지 못했던 부분을 연기로 표현하고 느낀 희열감은 대단했다고.

"가장 행복했던 신은 역시 고등학생 시절을 찍을 때였어요. 성인이 되고, 철이 들면 지켜야할 것들이 생기잖아요? 그런데 연기였지만 고등학생을 연기할 때는 벽이 없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설레이기도 하고요.(웃음) 그리고 화제 신이 가장 힘들었어요. 시청자분들은 명장면이라고 꼽아주시기도 했는데 제가 '야경꾼 일지' 촬영 당시에 화제 신 촬영을 하다가 데인 적이 있어요. 그래서 트라우마가 있는데 하필 이번 촬영 때에도 불 판이 제 쪽으로 떨어져서 눈에 불씨도 튀고, 머리카락도 다 타버리고... 다행인 것은 화제 신 이후에 헤어스타일을 짧게 자르기로 되어있었다는 점이에요. 역시나 불에 대한 트라우마는 극복하지 못했지만요."
 

[사진=아주경제 DB]


매 작품마다 맡았던 역할이 달랐기에 배운 것들도 다양하다는 고성희는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어느 하나를 꼽지 못했다. "10년 뒤에도 못 꼽을 것 같아요. 환갑 때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가장 의미있었던 작품을 꼽는 게 가장 이상적일 것 같은데요?"

데뷔 이후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해왔지만 쉽게 연기 갈증을 풀 수 없었다. 완벽히 충족되지 않는 무언가가 없었기에 계속해서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러던 중 '아름다운 나의 신부'를 통해서 연기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고, 많은 에너지를 쏟아냈기에 향후 휴식기를 갖을 예정이라고.

"시간이 계속해서 흘러가는 게 두렵기도 하지만, 빨리 나이를 먹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대부분 30대고, 선배님들을 보면서 저 또한 '30대가 됐을 때 더 큰 아름다움과 연기 내공을 보여줄 수 있겠구나'라고 꿈을 꿔요. 30세 이전까지는 치열하게 동료 배우들과 경쟁해야 겠지만 30대 중반이 되면 제 자신뿐 아니라 함께 고생하시는 분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요? 그리고 저만의 향기를 갖고 싶어요"

한 차례 성장통을 겪고 단기간에 크게 성장한 욕심 많은 여배우 고성희의 다음 차기작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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