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토리코, '미국판 그리스' 되나...3일 디폴트 결론

2015-08-0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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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카리브해의 미국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가 3일(이하 현지시간) 공식적인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전망이다.

푸에르토리코는 3일 5800만 달러(약 680억원) 규모의 공공금융공사(PFC)의 채무를 갚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이 채무의 만기는 1일까지였으나 1일이 토요일이어서 상환기한은 다음 영업일인 3일로 미뤄졌다.
푸에르토리코의 총 부채 규모는 720억 달러에 이른다. 푸에르토리코가 공식적으로 디폴트를 선언하게 되면 미국령에서 발생한 첫 디폴트 사례가 된다. 그리스 사태와 달리 푸에르토리코는 미국의 자치령인 만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도 받을 수 없다.

푸에르토리코는 이미 채무를 갚을 수 없다고 선언한 상태다. 알레한드로 가르시아 파디야 주지사의 수석 보좌관인 빅토르 수아레즈는 지난달 31일 "돈이 없어 5800만 달러의 채무를 갚지 않겠다"면서 채권단과의 합의 도달을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지방채 중 30%가 푸에르토리코와 관련돼 있다. 만일 푸에르토리코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미국 투자자들이 상당한 손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르토리코 공채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미국 뮤추얼펀드로부터 인기를 받아왔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피터 헤이즈 지방채 책임자는 "푸에르토리코의 디폴트 사태는 푸에르토리코 채권을 통해 수익을 늘려온 투자자들에게 경종을 울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에르토리코가 300억~400억 달러의 채무탕감(헤어컷)을 피하기 위해선 경제활동이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상당히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질적 만기가 임박한 만큼 푸에르토리코가 결국 디폴트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푸에르토리코 당국자들은 PFC 채무 상환일을 넘긴 것은 디폴트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도덕적의무채권'로서 일반 채권과 같은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학계에서는 이를 반박하고 있다.

푸에르토리코 싱크탱크 신경제센터의 세르지오 막스와크는 "당국이 어떻게 위장하려 애쓰더라도 디폴트"라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에밀리 레임스 애널리스트는 "상환일을 넘긴 것은 디폴트"라며 "푸에르토리코가 마지막 순간에 채권을 상환한다고 해도 (강등된) 신용등급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는 지난달 1일 푸에르토리코의 신용듭급을 'Caa2'에서 'Caa3'로 강등했다. 'Caa3'는 디폴트 가능성이 있는 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등급이다. 

푸에르토리코는 지난 10년간 심각한 경제 슬럼프를 겪어왔다. 현재 실업률은 12%를 넘어선 상태다. 매년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푸에르토리코를 떠나는 국민들도 늘고 있다. 지난 2010년과 2013년 사이에 총 14만4000명이 푸에르토리코를 떠났으며, 그 중 3분의 1 정도가 미국 본토로 이주했다. 푸에르토리코 인구는 현재 350만명에서 2050년 300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AP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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