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최대 검색 포털업체인 바이두가 최대 10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을 선언했다. 이는 최근 주가 폭락에 대한 주주 보상 조치이자 충분한 자금력이 있고 향후 실적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바이두의 자신감이 반영된 행보라는 분석이다.
텐센트커지(騰訊科技)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바이두 이사회가 30일 12개월 동안 총 10억 달러(약 1조1200억원) 규모의 장내외 자사수를 매입할 뜻을 공개했다고 이날 전했다. 이는 7년래 처음이다.
최근 중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자본시장, 중국 경제 전체에 위기의 '경고음'이 감지되고 있고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내 6%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2분기 바이두 실적은 양호했다. 올 2분기 바이두 영업이익은 165억7500만 위안(약 3조 12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8.3% 급했으며 순익은 36억6200만 위안으로 동기대비 3.3%, 전분기 대비 50% 증가했다.
하지만 3분기 전망치는 시장기대에 못 미쳤다. 바이두는 3분기 영업이익이 181억8000만~185억8000만 위안 사이로 동기대비 34.4~37.4%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187억9000만 위안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실적이 발표된 27일 단 하루에만 바이두 주가가 15%나 곤두박질쳤다.
도이체 방크, 바클레이즈 등도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비관적인 목소리를 냈다. 지난달 바이두가 향후 3년간 온-오프라인 통합 O2O 시장에 200억 위안(약 3조7440억원)을 투자한다 밝힌데 대해 매출 대비 비용이 너무 커 실적확대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바이두가 '통 큰' 자사주 매입결정을 내놓은 것은 주주보상 외에 바이두의 자신감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시장 분석과 달리 O2O 시장 공략 및 성장속도에 충분한 능력과 기대감을 갖고 있으며 창출 수익규모도 크게 늘어날 것임을 확신하기에 내놓을 수 있는 카드라는 것.
이번에 공개된 실적보고서에서도 바이두 자신감의 근거가 발견됐다. 지난 2분기 바이두 O2O거래규모는 총 405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무려 109% 급증한 것이다. 이는 바이두가 역대 최초로 O2O 실적을 보고서에 포함시킨 것으로 O2O시장 진출과 성과에 대한 만족감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됐다.
현재 바이두는 소셜커머스 '눠미(糯米)'와 음식배달앱 ‘와이마이(外卖)’, 온라인 여행사이트 ‘취날(去哪儿Qunar)’를 산하에 두고 O2O 시장선점에 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