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 증시가 27일 절벽에서 떨어지듯 폭락, 8년래 가장 우울한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당국의 무차별적인 부양책에 힘입어 지난주 상하이종합지수 4100선까지 회복하며 안정세를 되찾는 듯했으나 이날 개장과 함께 기대는 완전히 무너졌다. 중국 증시와 경기 악화에 대한 불안감이 폭락장을 연출한 것이다.
선전성분지수도 1025.47포인트(7.59%) 하락하며 12493.05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판 나스닥인 창업판 역시 214.38포인트(7.40%)가 빠진 2683.45를 기록하며 나란히 폭락세를 보였다. 상하이·선전 두 거래소에서 무려 1800개 종목이 하한가를 쳤다.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최근 17개 국영은행을 통해 1조 3000억위안(약 240조원)을 투입했지만 투자 심리를 충분히 회복시키지는 못한 것이다. 로이터는 증시 안정을 위해 쏟아부은 자금 합계가 무려 5조위안(약 935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시장은 당국의 극약처방이 '반짝효과'를 보인 후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하는 분위기다. 중국 증시 거품붕괴에 대한 우려감과 중국 경제전반에 대한 '비관적' 관측, 냉각된 투자심리 등 근본적인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국의 유동성 공급, 신용거래 투자제한 완화, 대주주의 지분처분 금지 등 과도한 시장개입의 효과는 여기까지라는 것.
특히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에서 발표한 6월 중국 제조업 기업 순익이 3개월 만에 다시 전년 동기대비 감소세를 보인 것이 증시 하락세에 기름을 부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6월 중국 제조업 기업 순익은 총 5886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0.3% 감소했다. 지난 4월 간신히 감지됐던 증가세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로써 상반기 누적 순익은 2조844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0.7% 줄었다.
앞서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이 공개한 7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도 전월치인 49.4와 시장 예상치인 49.7을 모두 하회하며 중국 경제에 드리운 그림자가 짙음을 재확인 시켜줬다. 이는 15개월래 최저치기도 하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이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것도 악재가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당국이 부양책 출시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는 소식도 투자자들의 매도세를 부추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