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버지의 고향' 케냐에 이어 에티오피아를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6일(이하 현지시간)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 국제공항에 도착했으며, 이날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에티오피아 총리가 직접 공항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영접했다고 영국 BBC 등 여러 외신이 이날 보도했다.
그는 에티오피아 지도자들을 만나고 미국 대통령 최초로 아디스아바바 소재 아프리카연합(AU) 본부에서 연설도 할 예쩡이다. AU는 53개 아프리카 국가들이 2002년 7월 결성한 범아프리카 정부 간 기구로 아프리카경제공동체(AEC)와 아프리카통일기구(OAU)를 통합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역 지도자들과 19월째 지속되고 있는 남수단 내전 해결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오바마 대통령이 남수단 적대 파벌 지도자들이 평화합의를 받아들이도록 새로운 제재를 취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27일 아디스아바바에서 케냐, 우간다, 에티오피아, 수단 외무장관, 아프리카연합(AU) 의장들과 회동, 평화협상 시한 종료후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를 논의할 것이라면서 무기 금수, 남수단 지도자들의 자산 등에 대한 추가 제재뿐 아니라 미국, 유엔 등의 제재 확대 등이 고려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부 인권단체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기자들과 야당 지지자 등을 체포하는 등으로 반정부 여론을 탄압해온 에티오피아 정부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며 비난을 가해왔다.
국제사면위원회 소속의 한 관계자는 "인권탄압을 일삼고 있는 에티오피아 정부의 과오를 정당화시킬 수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에티오피아 방문 기간 동안 인권문제에 대해 광범위하게 논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그의 방문이 최소한 에티오피아 정부가 자행해온 인권탄압에 경각심을 주는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평했다.
반면, 에티오피아 국민들은 최초로 미국 대통령이 자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디스아바바에 거주하는 학생 다윗 베티(25)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은 우리나라(에티오피아)가 안전한 투자 및 교역국임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에티오피아는 오랫동안 (국제사회에서) 잊혀져 있었으나, 이번 미국 대통령 방문이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