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네트워크만 쓰던 CJ헬로비전이 SK텔레콤의 망까지 사용하면서 고객 선택권을 늘려 알뜰폰 사업을 확대한다.
특히 알뜰폰 시장점유율 상위 사업자 가운데 복수 망을 쓰는 사업자는 CJ헬리비전 뿐이라, 알뜰폰 브랜드인 '헬로모바일'의 성장기반은 더 확고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 알뜰폰 선두주자 입지 굳히기
김종렬 CJ헬로비전 헬로모바일사업본부장은 “이번 제휴가 성공적인 MVNO 협력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도 실속 있는 상품과 이전에 없던 특화 서비스로 ‘착한 이동통신’ 가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우선 CJ헬로비전은 이날 CJ오쇼핑 방송을 통해 3세대(3G) 스마트폰 ‘LG 마그나’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CJ헬로비전은 올해 9월부터 대리점 및 판매점, 홈페이지, 알뜰폰 허브사이트 등 헬로모바일 전 판매채널을 통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위 사업자가 복수 망을 쓸 경우 순위변동을 기대할 수 있으나 이미 선두에 있는 CJ헬로비전의 입장을 고려하면 확고한 1위 굳히기에 돌입한 셈이다.
현재 복수 망을 이용하는 사업자는 CJ헬로비전을 비롯해 프리텔레콤, 에스원, 홈플러스, 이마트 등이다.
이마트가 지난해 말 처음으로 SK텔레콤 망에 LG유플러스 망을 추가해 복수 망 사업의 물꼬를 텄고, 올해 초 아이즈비전(SK텔레콤·KT), 에스원(KT·SK텔레콤), 홈플러스(KT·LG유플러스), 프리텔레콤(SK텔레콤·KT) 등이 줄줄이 뒤를 이었다.
당시 이마트는 복수 망 개시 후 고객유치 건수가 전체 30여 개 알뜰폰 사업자 가운데 5위로 뛰어오르는 등 효과를 톡톡히 봤다.
특히 1위와 2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가 4월 말 기준 가입자 수가 각각 86만6595명, 81만8524명으로 근소한 차이를 보이나, SK텔링크가 모회사인 SK텔레콤 외 경쟁사 망을 쓰지 않는다면 그 격차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종렬 헬로모바일사업본부장은 “이동통신 1위 SK텔레콤과 알뜰폰 1위 헬로모바일이 만나 최고의 시너지를 일으켜 알뜰폰 고객 확대 등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KT와 껄끄러운 관계 영향?... "SK텔레콤 통해 저울질"
한편에서는 CJ헬로비전이 SK텔레콤과 손을 잡은 배경에 대해 KT와의 잡음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CJ헬로비전이 알뜰폰 사업자이면서도 유독 롱텀에볼루션(LTE)에 힘을 쏟으면서 데이터 요금까지 내놓아 KT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반응이었다"며 "게다가 망을 빌려주는 KT의 요구에 CJ헬로비전이 응하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어 잡음도 꽤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2012년 1월 출범한 CJ헬로모바일은 무약정 반값 LTE 유심 요금제, 국내 최저 LTE 요금제, 알뜰폰 최초 데이터 선택 요금제 등 꾸준히 LTE 관련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이통 3사가 내놓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봤을 때 같은 조건에 CJ헬로비전 데이터 요금제가 1000원가량 싸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선택권 확대가 주된 이유겠지만 KT와의 잡음이 나오는 상황에서 점유율 50% 회복을 고심하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간의 니즈가 맞았을 것"이라며 "KT와 계약을 유지하면서 특이사항 발생 시 CJ헬로비전은 SK텔레콤을 통해 저울질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KT를 통해 80만명 이상이 가입자를 끌어모았다"면서 "두 사업자 모두 중요하다.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위해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