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조선해양플랜트에 친환경 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를 융합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서 울산을 '차세대 조선산업'의 세계 거점도시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울산대학교에서 열린 울산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서 축사를 통해 "최근 울산은 후발국의 추격과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서 도약과 정체의 기로에 서있다"면서 "이제 울산의 기적을 일군 창의와 혁신, 도전정신을 되살려 대한민국 조선해양 플랜트 및 의료자동화 산업의 요람으로 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모두 17개가 만들어질 예정인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창의적 지역 인재, 창업·벤처기업, 대학·연구기관, 지자체 등 지역의 창조경제 역량을 연계해 지역 내 창조경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울산 센터는 전국에서 15번째로 출범한 것으로 박 대통령은 그동안 세종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제외한 나머지 센터 출범식에 모두 참석했다.
현대중공업이 지원하는 울산 센터는 △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의 재도약 지원 △ 첨단 의료자동화 신산업 육성 △ 민간 창업보육기관과 혁신센터간 플랫폼 연계 △ 지역특화 3D(3차원) 프린팅 산업 육성 등이 주요 기능이다.
울산을 주요 기반으로 하는 국내 조선산업이 일본과 중국의 추격으로 영업이익이 적자인 상황을 타개하려면 미래형 선박 기술 혁신과 원가경쟁력 향상이 시급하다고 보고 대기업이 확보중인 특허 2천500건을 중소 조선소와 기자재 업체에 개방하는 등 특허를 지속적으로 개방해 나갈 계획이다.
또 울산혁신센터는 사상 처음으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빅3' 조선사와 ICT 중소기업이 힘을 모아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오염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킨 차세대 선박 '에코십'과 ICT 기술을 적용해 안전운항과 효율을 향상시킨 차세대 선박인 '스마트십(Smart Ship)'을 공동 개발해 나갈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지금 세계 조선업에는 두 가지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하나는 오염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친환경 선박'이고 다른 하나는 ICT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선박 안전과 운항 효율을 높이는 '스마트 선박'이다"고 말했다.
이어 "1990년대 이후 선진 각국이 도입한 '유조선 기름유출 방지를 위한 이중 선체 의무화'가 우리 조선 산업이 세계 1위로 도약하는 발판이 됐듯이 지금의 환경규제 강화 움직임도 새로운 창의적인 도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울산 센터를 중심으로 조선 3사, 협력업체 등 모든 조선업계가 힘을 합쳐 특허 개방을 통해 업계 전반의 기술력을 제고하고 국제표준화를 선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얼마 전 우리가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제해사기구와의 협력도 강화해 국내외 조선업계의 발전에 기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울산 센터의 첨단 의료자동화 신산업 육성과 관련, "울산 센터에서는 의료인, 창업가, 제조업체가 모두 참여하는 의료자동화 포털을 구축해 아이디어 발굴부터 상품화까지 전 과정의 생태계 구축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아산병원, 울산대병원 등 협력 병원과 협력해 모의 수술실을 비롯한 시제품 검증을 위한 테스트베드(시험대)를 제공하고 신속한 인허가를 위한 원스톱 서비스도 지원할 것"이라면서 "의료 로봇과 의료서비스가 결합된 한국형 의료패키지의 해외 수출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민간 창업보육기관과 혁신센터간 플랫폼 연계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지방은 물리적 제약으로 창업을 위한 정보교환, 전문가 자문, 투자자 연결이 원활치 못한 점이 있었다"면서 "울산 센터 내에 설치된 영상회의 장비와 시설을 통해 멘토링과 같은 주요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기술 공모전, 데모데이(시제품 및 사업모델 공개행사)를 공동으로 개최해 울산 창업자와 수도권의 벤처 투자자를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출범식 후 김기현 울산시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등의 안내에 따라 울산 센터의 주요 시설을 시찰하고 점검했다.